해외 주가지수나 상품지수 등과 연동되는 ‘합성(synthetic) 상장지수펀드(ETF)’가 상반기 중에 나온다. 이렇게 되면 해외 지수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다양한 ETF가 나올 것으로 보여 국내 주식에 편중됐던 ETF 시장에도 변화가 일 전망이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관련 업계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6월부터 선보일 전망

금융위원회는 26일 합성ETF 도입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개정안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합성ETF는 주식·채권 등 실물자산을 편입하는 기존 ETF와 달리 장외스와프거래 등을 활용해 지수를 복제하거나 추종하는 ETF를 말한다. 자산운용사가 독립적으로 운용하는 일반 ETF와 달리 기초지수의 수익률을 제공하는 거래상대방(증권사)과 함께 운용한다.

한국거래소와 관련 업계는 그동안 ETF 시장의 투자 저변을 넓히고 주식에 편중된 기초자산을 다양화하기 위해 합성ETF 도입을 추진해왔다.

국내 시장에는 이번에 처음 도입되지만 유럽이나 홍콩 시장 등에서는 전체 ETF 시장에서 비중이 35%를 넘을 정도로 활성화돼 있다. 이날 금융위의 개정안 승인으로 국내에서도 합성ETF가 한국거래소에 상장될 수 있게 됐다.

금융위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거래상대방 위험 및 담보관리 체계 구축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거래상대방으로 업무를 취급할 수 있는 기관은 신용등급 AA- 이상 증권사로 제한했다. 진입·운용·퇴출·공시 규제 체계도 마련했다.

소규모 ETF의 난립을 방지하기 위해 ETF 상장을 위한 규모 요건을 기존 50억원에서 70억원으로 높였다. 소규모 ETF에 대해선 반기별로 점검하기로 했다.

합성ETF 상품은 6월께 첫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거래소가 합성ETF 도입을 위한 세칙과 가이드라인 등을 확정해야 하는 절차가 남았기 때문이다.

◆운용사들, 치열한 선점 경쟁

합성ETF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업계의 경쟁도 벌써부터 치열하다.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KB자산운용 등 주요 운용사들이 앞다퉈 해외 채권, 해외 지수 등을 중심으로 한 합성ETF를 개발하고 나섰다.

삼성자산운용은 올 상반기 중 2종류의 합성ETF 상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배재규 삼성자산운용 상무는 “국내에서 직접 운용하기 어려운 글로벌이머징마켓 ETF를 만들 계획”이라며 “해외 채권 구입 등을 원활히 하기 위해 글로벌 투자은행(IB)들과 스와프거래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운용은 해외 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합성ETF 가격을 추종하는 재간접 형태의 상품을 검토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월드지수와 이머징마켓을 추종하는 합성ETF 및 미국 하이일드채권과 이머징마켓 채권으로 운용하는 상품 등이 거론된다.

김동욱/안상미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