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모바일용 운영체제(OS)인 '웹OS'를 인수하고 이를 스마트TV용으로 개발한다. 스마트폰과 달리 스마트TV에서는 아직까지 킬러 앱이 없는만큼 웹OS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 확보에 나서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26일 미국 HP사로부터 웹OS를 인수해 스마트TV 소프트웨어 역량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웹OS의 소스코드를 포함한 개발인력, 관련 문서 등을 모두 인수한다.

웹OS에 사용된 HP와 팜(Palm)의 특허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도 맺었다. 정확한 인수금액이나 라이선스 비용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인수로 자체 스마트TV 플랫폼의 기술혁신을 앞당기는 한편 웹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 TV 기술의 트렌드 및 급변하는 소비자 요구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미 미 실리콘밸리에 웹 OS를 스마트TV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소를 세우기로 하고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LG전자는 또 웹OS를 개발자용으로 오픈소스화한 '오픈 웹OS' 및 웹 기반의 어플리케이션 개발 프레임워크인 '엔요' 등 기존 HP의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지금까지 스마트TV에 자체 OS를 탑재해왔다. 삼성전자, 소니 등도 마찬가지. LG전자는 지난해에는 TP비전(구 필립스 TV 사업부), 샤프 등과 함께 '스마트TV 얼라이언스 ' 컨소시엄을 출범하고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를 공동 개발, 공개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웹 개발자들이 스마트TV에 최적화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서다.

LG전자는 기존에 운영하던 자체OS와 웹OS를 결합시켜 시너지를 얻는 방법에 대해서도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모바일용인 웹OS를 어떻게 TV에 맞게 적용할 것인지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모바일용을 TV에 옮겨오는 것이 기술적으로 어려운 것은 아니지만, 이동하면서 잠깐씩 보는 스마트폰과 거실에 앉아 보는 TV용 앱은 개념이 전혀 다르다"며 "이 부분을 효과적으로 풀어내는 것이 숙제"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