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를 약 10개월 남기고 퇴임하는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대내외 여건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는 만큼 미봉책이 아닌 '정공법'으로 현 상황을 돌파해줄 것을 공직생활 마지막으로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25일 금융위에서 이임식을 갖고 "금융위원장직을 끝으로 30여 년간의 공직생활을 마감한다"며 "돌이켜보면 아쉬움과 미련이 남겠지만 공직자로서 항상 최선을 다했다는 점을 위안 삼아 막중하고 무거운 짐을 내려놓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우리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은 한마디로 어렵고 상당기간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며 "냉철한 상황 인식을 바탕으로 닥친 문제들을 정공법로 해결해 주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가계부채 연착륙, 사회양극화 완화, 경제 활력 회복, 일자리 창출과 사회안전망 구축 등은 쉽게 풀 수 있는 문제들이 아니다"라며 "단기적인 미봉책이나 임기응변적 방편에만 기댄다면 나중에는 헤어나기 더 힘든 수렁에 빠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들에게 직면한 상황을 낱낱이 밝히고 이해를 구할 때에만 공감을 얻을 수 있으며, 정공법만이 현 상황의 돌파구가 될 것이라는 말이다.

그는 또한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지난 40여 년을 지배해 온 자본주의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며, 급변하는 미래에 도전적이고 창의적으로 맞서길 바란다고 부탁했다.

김 위원장은 "국가간, 지역간 합종연횡과 경제블록화는 더욱 빠르고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것"이라며 "유연한 사고와 기민한 행동으로 급변하는 미래에 대한 해법을 찾아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패러다임에 변화에 부합하는 금융제도를 만들고, 금융의 새로운 틀을 설계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당부다.

김 위원장은 행정고시 23회 출신으로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재정경제부 1차관 등을 역임했으며, 2010년 말부터 금융위원장 자리를 맡아왔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