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한국장학재단 소유의 삼성에버랜드 지분을 되사기로 했다. 이에 따라 삼성그룹이 한국장학재단에 기부한 주식은 7년 만에 삼성 품으로 돌아온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에버랜드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한국장학재단이 갖고 있는 에버랜드 10만6194주(지분율 4.25%)를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주당 매입 가격은 작년 6월 삼성카드 등이 보유한 에버랜드 지분을 사들일 때와 같은 182만원으로 총 1932억원 규모다.

2006년 삼성그룹은 8000억원의 사회 헌납을 발표하면서 이건희 회장의 막내딸 고 이윤형 씨의 에버랜드 지분 8.37% 중 4.25%는 한국장학재단에, 4.12%는 삼성꿈장학재단에 기부했다. 삼성꿈장학재단은 보유 지분을 지난해 6월 삼성 측에 되팔았으나 한국장학재단은 공개 입찰을 통해 지분매각을 추진했다.

한국장학재단은 지난해 3월과 올해 1월 두 차례 공개매각을 진행했으나 실패하자 삼성그룹에 재매입을 요청했다. 시장 수요가 부진해 기대했던 가격에 팔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에버랜드는 비상장사이기 때문에 주식을 현금화하기 어려운 데다 규모도 커 일반투자자가 접근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장학재단은 에버랜드 지분을 현금화하는 게 가능해졌고 삼성그룹은 지주사 역할을 하는 에버랜드 지분을 자사주로 흡수해 소유 구조를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