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30)이 12일 제3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오늘 오전 11시57분께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인근에서 규모 4.9로 추정되는 지진이 관측됐다”며 북한의 3차 핵실험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진앙의 위치는 북위 41.28도, 동경 129.06도. 북한은 핵무기 개발을 위해 11억~15억달러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폭발 규모는 6~7kt(1kt=TNT1000t 폭발력)으로 2006년 1차 핵실험 때 진도 3.9에 파괴력 1kt, 2009년 2차 핵실험 때 진도 4.5에 파괴력 2~6kt보다 향상된 것이다. 파괴력이 10kt 이상 나와야 정상적인 폭발이다. 국정원 관계자는 “북한이 핵무기화에 성공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폭발력이 당초 전망치에 비해 낮게 나옴에 따라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탑재할 수 있는 탄두의 소형화를 위해 추가 핵실험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핵실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전하면서 “이전과 달리 폭발력이 크면서도 소형화된 원자탄을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만약 장거리 로켓에 장착할 수 있는 핵탄두 탑재 기술을 손에 넣는다면 북한은 세계에서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핵미사일 보유국이 된다. 김정은이 국제사회의 고강도 제재를 감수하면서까지 핵실험 도박을 한 것은 성공하면 손실을 보충하고도 남을 정도로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그 결과가 김정은의 의도와 전혀 다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국제사회가 지금까지 내놓은 것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강도 높은 제재안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당장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당선인은 이날 긴급 회동을 하고 단호하게 대응키로 했다. 이 대통령 주재로 열린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는 북한 전역을 사정권으로 하는 미사일을 조기에 배치하는 등 군사적, 외교적으로 강력하게 대처하기로 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12일 오전(현지시간) 긴급회의를 열고 “기존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고 국제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북한의 핵실험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안보리는 “사안의 심각성을 감안, 새 안보리 결의를 통해 적절한 제재조치를 마련하는 데 즉각 착수키로 했다”고 말했다.

홍영식 기자 /뉴욕=유창재 특파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