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주가가 오는 7일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큰 폭으로 밑돈 것으로 추정돼 투자심리가 약화됐다고 분석했다.

6일 오후 1시50분 현재 현대중공업은 전날과 같은 수준인 21만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닷새 만에 상승 전환을 시도했으나 매물이 출회되며 보합권에서 움직이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현대중공업 주가는 올 들어 지난 5일까지 한달 여 만에 12.80% 하락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의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각각 13조9825억원, 488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71%, 44.84%씩 감소한 규모다. 기타영업손익이 영업이익에서 제외된 회계기준 변경을 고려한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 대비 39.73 % 줄어든 5298억원이었다.

그러나 증권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부진한 전망치에도 못 미친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조선사업부의 충당금 설정과 마진 압박, 정유 부문의 실적 악화 등으로 예상보다도 실적이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조선부문의 경우 2008년 이전에 수주한 고가선박의 건조비중이 매분기 하락하면서 마진 압박이 발생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4분기에는 TMT사로부터 수주한 선박 등에 대해 충당금을 설정하면서 추가적으로 손익에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난 것으로 추정된다.

정동익 한화증권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2.6% 급감한 2410억원에 그쳐 컨센선스를 크게 하회할 것"이라며 "정유 부문은 정제마진 하락과 유가하락에 따른 재고손실 충당금 등의 영향으로 적자전환했고, 그린에너지사업부 등에서도 재고손실 충당금 등을 반영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풀이했다.

전용범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플랜트의 매출 비중이 10%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에 조선 부문 부진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며 "올해 수주 여건이 지난해보다는 나아진 만큼 주가가 어닝 쇼크에 따른 단기 충격에서 벗어난 뒤에는 박스권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올해 실적 전망치도 하향 조정세를 타고 있는 모습이다.

전재천 대신증권 연구원은 "2010~2011년 수주한 물량이 조선 부문 실적에 점차 반영되고 있는데, 시장이 실적 부진 전망을 미리 인지해 주가가 하락한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현대중공업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지난해 6월 말 당시 3조6508억원(개정 영업이익 기준)이었으나 연말까지 33.70% 급감했다. 올해 들어서도 추가 하향 조정 기조가 지속, 현재는 5.48% 추가로 쪼그라든 2조2878억원으로 집계됐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