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서 '몸집'이 불어난 일본 전자업체들로 인해 한국의 전자업체가 뒤로 밀려나고 있다. 최근 3개월 사이에 일본 전자업체들이 시총 규모면에서 LG전자를 앞선 것으로 확인됐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와 삼성전자, 파나소닉, 소니의 시총 순위에 변동이 생겼다.

지난 4일 종가 기준으로 이들 기업의 시총 순위는 삼성전자, 파나소닉, 소니, LG전자 순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중순까지만 해도 LG전자가 삼성전자의 바로 뒤를 이어 2위를 차지했다. LG전자는 두 달 여 만에 두 계단에 떨어진 것이다.

지난달 18일 소니가 자금난을 해결하기 위해 미국 뉴욕 맨해튼 소재 빌딩을 11억달러(약 1조1천600억원)에 매각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구조조정을 강행하면서 순위가 뒤바뀌게 됐다.

지난달 18일 소니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2.2% 급등하며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일 대표 전자 기업의 시가총액 순위가 뒤바뀐 것은 일본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오른 것도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소니, 파나소닉, 샤프, 후지쓰 등 일본 10개 전자 기업 주가는 올해 들어 지난 4일까지 평균 19.7% 올랐다.

소니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50.2% 뛰었고 파나소닉도 37.7% 상승했다.

엔화 약세로 실적이 개선되면서 일본 전자업체들이 부활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파나소닉의 작년 4분기 순이익은 610억엔(6억5900만 달러)으로 시장의 예상치(170억엔 손실)를 큰 폭으로 웃돌았다. 일본 전자업체의 활약에 상대적으로 큰 타격을 받는 쪽은 삼성전자보다는 LG전자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세계시장에서 일본 기업보다 브랜드 가치를 높게 평가받지만 LG전자는 아직 일본 기업들과 경쟁을 벌여야 하는 위치"라는 의견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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