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이 시장 예상치를 웃돈 4분기 영업이익을 발표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현대제철의 실적이 올 1분기 봉형강 비수기를 거친 후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1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제철의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642억원을 기록해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를 9% 웃돌았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44.5%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4분기 제품 평균판매단가(ASP) 하락 여파로 영업이익 감소가 불가피했지만 저가의 철광석 및 석탄 투입량 증가 등에 힘입어 낮아진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거뒀다는 분석이다.

이는 지난해 4분기부터 당분기 평균 가격으로 지불하는 철광석 비중을 30%에서 70%로 확대했는데, 철광석 평균 가격이 하락했고 원·달러 환율도 하락해 t당 원가가 낮아진 덕이란 평가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제철의 별도 기준 4분기 영업이익은 1630억원을 기록해 컨센서스를 8.4% 웃돌았는데 국내 철강업체 중 유일하게 컨센서스를 상회했다"면서 "t당 매출원가가 당초 예상보다 9000원 낮게 형성됐고, 영업이익률은 4.9%로 국내 경쟁사보다 높았다"고 밝혔다.

현대제철의 지난해 4분기 제품가격은 t당 봉형강은 5만1000원, 판재류는 4만7000원 떨어져 롤마진이 1만8000원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2분기를 고점으로 1년여간 이익 감소를 겪었던 현대제철의 본격적인 실적 반등 시기는 올 2분기로 점쳐지고 있다.
1분기가 전통적인 봉형강 비수기이고, 이달 말부터 3월 초까지 이어지는 당진 C열연라인 보수로 판매량이 일시적으로 줄어들며 실적 감소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박기현 동양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포스코와는 달리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현대제철의 이익 규모는 축소될 소지가 크다"며 "비수기와 C 열연공장의 보수공사에 따른 출하량 감소와 단위당 고정비 상승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분기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 대비 26% 감소한 1205억원에 그칠 것으로 추산했다.

박현욱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영업이익은 당진 C열연라인 보수 등의 영향으로 직전 분기 대비 11% 감소한 1454억원에 그칠 것"이라면서도 "2분기에는 58% 증가한 2292억원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분기에는 성수기에 힘입은 봉형강류의 출하량 증가와 함께 고가 철스크랩 소진 및 내수가격의 반등 개연성이 높아, 롤마진이 회복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판재류 역시 원재료 가격의 안정과 함께 수출가격을 앞세운 판가 회복과 C 열연공장 보수공사로 인한 고정비 부담이 완화되면서 이익률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관측했다.

아울러 최근 국내 열연 가격이 인상 수순을 밟고 있어 제품구성비에서 열연 비중이 큰 현대제철의 수혜가 점쳐지고 있다.

최문선 연구원은 "올해 강종별 시황은 열연이 가장 양호하고, 이후 봉형강, 냉연, 후판 순으로 판단되는데 현대제철의 강종별 매출 비중상 열연(38%)과 봉형강(40%)의 비중이 높아 철강업체 중 가장 유리한 구성을 갖추고 있다"며 "여기에 9월부터 3고로가 가동된다는 점에서 성장성도 겸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현욱 연구원은 "아시아 철강가격이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국내 판재류에서는 열연가격만 인상되는 분위기를 보여 상대적인 수혜주로 평가된다"며 "중국 유통가격 상승을 시작으로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지역의 철강가격이 상승하고 있고 1월 들어 국내 열연 유통가격도 2만원 인상이 안착되고 있는 가운데 2월 2만원의 추가 인상이 추진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