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월29일 오후 1시58분

하나금융이 주식 교환 방식으로 외환은행 잔여 지분을 모두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국민연금과 한국은행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나금융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 외환은행의 2대 주주인 한은이 주식 교환에 반대할 경우 외환은행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려는 하나금융의 계획에 차질이 생기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은 지난 28일 이사회에서 외환은행과 1 대 0.1894 비율로 주식을 교환하는 방법으로 외환은행 지분을 전량 취득, 외환은행을 상장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주식교환안은 주주총회에서 부결되거나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측에 각각 1조원이 넘는 기존 주주들의 주식매수 청구가 들어올 경우 무산된다. 주식매수 청구 가격은 하나금융이 3만7581원, 외환은행은 7383원이다. 하나금융은 2661만주(10.9%), 외환은행은 1억3544만주(21%) 이상의 주식매수 청구가 들어오면 주식 교환 계획은 무산된다.

하나금융의 최대 주주는 지분 9.35%를 보유한 국민연금이다. 2대 주주는 미국 캐피털그룹(9.1%)이다. 국민연금이 주식매수 청구를 행사하면 하나금융은 9000억원 가까운 돈을 대야 한다. 외환은행 지분 6.12%를 가진 한은도 변수다. 주식매수 청구 한도의 3분의 1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하나금융과 외환은행의 주식 교환 성공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두 종목 주가가 주식매수 청구 가격보다 높게 형성돼 있고 지분 통합 이후 재무적 시너지 효과가 긍정적인 상황에서 국민연금과 한은이 반대하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

다만 하나금융이 주식 교환 과정에서 발행하는 대규모 신주로 주식 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는 점은 걸림돌이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주식을 바꿔주기 위해 발행 주식 수의 19%에 달하는 4684만주를 새로 발행할 예정이다. 이로 인해 외환은행 실적이 반영되더라도 자기자본이익률(ROE)은 희석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한은의 경우 외환은행 취득가보다 낮은 가치로 주식 교환을 해야 한다는 점도 변수다. 한은은 1966년부터 7차례에 걸쳐 주당 1만원, 3950억원을 출자했다. 주당 취득가격이 매수청구 가격 7383원보다 30% 이상 높다. 외환은행 노동조합이 하나금융과의 주식 교환을 강하게 반대하는 것도 부담이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