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단체장 '선거 열풍', 양자구도 누군가 봤더니..
스포츠계의 선거 열풍이 거세다. 새 정부 출범에 앞서 대한체육회장과 축구협회장, 야구협회장 등 국내 주요한 스포츠단체장 선거가 줄줄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스포츠단체장은 공정하고 역동적인 스포츠만의 독특한 이미지를 쉽게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운영 리스크도 적기 때문에 기업인과 정치인들 사이에서 각광 받고 있다

▶기업총수 단독출마 '연임'이 대세

최근 전경련 발표자료에 따르면 지난 런던올림픽에서 우리 선수단이 획득한 28개 메달 가운데 80% 가량인 22개의 메달이 국내 10대 그룹이 후원하는 종목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스포츠단체장은 기업인 출신이 많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양궁협회 회장이 3선에 도전했던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지난 25일 삼성동 그랜드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대의원 총회에서 참석 유권자 17명 가운데 16명의 지지를 얻어 11대 회장에 당선됐다. 단독 출마한 정회장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양궁발전에 힘써온 공적을 높게 평가 받아 연임에 성공했다는 평이다.

비인기 종목인 핸드볼에 관심을 가져온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대의원 만장일치로 대한핸드볼협회장 연임에 성공했다. 역시 단독출마 형식이었다. 협회는 24일 오후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가진 2013년 정기 대의원총회에서 대의원 15명 만장일치로 최태원 현 회장의 연임을 의결한 바 있다.

구자열 LS그룹 회장은 대한사이클연맹 회장에 재선임됐다. 대한사이클연맹은 지난 21일 서울 노보텔 앰버서더호텔에서 대의원 총회를 열고 참석 대의원 15명의 만장일치로 구 회장 연임을 결정했다. 대한탁구협회장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단독 출마를 만장일치로 의결하며 제 21대 회장으로 추대했다.

이변이 없는 한 연임이 확실시 되는 곳도 있다. 대한빙상연맹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사위인 김재열 삼성엔지니어링 경영기획총괄 사장이 회장직에 단독출마 했다. 전문가들은 기업총수 단독출마의 경우 든든한 지원군 역할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스포츠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뒤집 힐 확률은 거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정치인 간 대결 구도... '과열' 양상

이번 선거는 현역 국회의원들의 출마가 유독 두드러진다. 약 10여명이 출사표를 냈거나 낼 의사가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기존 정치인들의 경우 경기인들의 추대 형식으로 단체장 후보에 이름을 올리던 것과 달리 경선을 통해서라도 입성하겠다는 의지가 분명하다는 점에서 예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니다.

실제로 기업인과 정치인 간 '2강1중' 구도로 맞붙어 과열된 양상을 보였던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서는 28일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경선을 통해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을 압도하고 2차 투표 끝에 허승표 피플웍스 회장을 따돌리고 제 52대 회장에 당선됐다.

'스포츠 대통령'이라 불리는 대한체육회장 선거를 앞두고 정몽준 의원(새누리당)과 이에리사 의원(새누리당) 등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공식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았지만 유정복 국민생활체육회장의 출마도 물망에 오른다.

전·현직 의원의 맞대결도 관심 꺼리다. 대한배구협회장 현 회장인 임태희 전 새누리당 의원은 한국중고배구연맹 회장을 맡고 있는 신장용 민주통합당 의원에 맞서 연임에 도전한다.

국회 부의장인 이병석 새누리당 의원은 제 21대 대한야구협회장에 도전한다. 입후보를 마친 이 의원은 현 회장인 강승규 전 새누리당 의원과 이형진 안양시야구협회장 등과 경쟁을 펼친다.

대한농구협회장 선거에는 3선 도전을 선언한 이종걸 민주당 의원과 한국프로농구연맹(KBL) 회장인 한선교 새누리당 의원의 대결구도 양상이다. 여기에 경기인 출신인 방열 건동대 총장은 야권 후보로 대권에 도전한다.

유정우 기자 see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