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라면시장 '2위'가 10년 만에 뒤바뀔 조짐이 보이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라면시장 1위는 농심으로 2011년 12월 59.5%까지 내려갔던 점유율이 지난 12월 69.0%까지 상승했다. 업계 1위인 농심의 순위는 변하지 않았지만 2위 자리는 변화의 조짐이 보였다.

삼양식품은 1980년대 중반 이후 줄곧 라면시장 2위를 지켜왔지만 지난해 10월과 12월 두 차례나 오뚜기에 역전 당했다(AC닐슨 조사). 지난해 10월 오뚜기는 12.2%의 점유율로 삼양식품(12.0%)을 따돌렸다. 오뚜기가 2위에 오른 것은 2002년 8월 이후 10년2개월 만이다. 삼양식품은 11월 곧바로 역전에 성공했으나 12월 들어 또 다시 2위 자리를 빼앗겼다.

오뚜기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진라면, 참깨라면, 열라면을 중심으로 공격에 나섰다. 이 중 참깨라면은 출시한 지 3달 만에 700만개 판매를 돌파했다.

업계 관계자는 "라면시장 2위 자리에 순위 변화의 조짐이 보인 것은 10년 만"이라면서 "올해 라면시장 순위 다툼은 한국인의 입맛에 부합하되 차별화된 제품으로 틈새시장을 얼마나 잘 공략하느냐에 따라 판가름 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하얀국물 라면에 밀렸던 빨간국물 라면도 부상했다.

지난해 1월 팔도 꼬꼬면과 삼양식품 나가사끼짬뽕, 오뚜기 기스면 등 하얀국물 라면 3종은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8월부터는 톱10에서 모두 사라졌다.

그 빈자리는 빨간국물 라면으로 대체됐다. 대표 빨간국물 라면인 농심 신라면은 12월 매출 280억원을 돌파하며 연중 최고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신제품 경쟁도 치열했다.

라면업체들은 지난해 20여종의 신제품을 선보였다. 농심은 지난해 총 8개의 신제품을 출시, 역대 최다 신제품 출시 기록을 세웠다. 삼양식품과 팔도, 풀무원도 각각 돈라면, 남자라면, 꽃게짬뽕 등을 내놓으며 신제품 경쟁에 뛰어들었다.

농심 관계자는 "올해 기존 라면과는 다른 새로운 형태의 건면 라면 출시를 앞두고 있다"면서 "용기면 시장 확대에 따른 새로운 타입의 용기면 신제품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