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업계 "재형저축, 빛 좋은 개살구"…해외채권형 펀드로 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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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형저축이 부활한다고 하지만 시중 자금이 펀드로 크게 유입될 것이란 기대감은 낮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다양한 펀드 상품을 내놓을 수 있겠습니까."
금융권에서는 18년만에 부활하는 재산형성저축(재형저축)에 큰 관심을 쏟고 있지만, 자산운용사들의 반응은 뜨겁지 않다. 수익의 안정성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에게 재형저축 펀드는 은행, 보험 상품 이후 3순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0여곳의 운용사 상품개발 실무자들은 전날 금투협에 모여 1월 월례회의를 개최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도 재형저축은 주요 사안으로 다뤄지지 않았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까지만 해도 재형저축과 장기펀드 소득공제 이슈가 함께 등장하면서 업계에서 거는 기대감이 컸지만 불과 한 달여만에 분위기가 가라앉았다"며 "대부분 운용사가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않고 분위기를 살피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재형저축은 모든 금융회사가 취급하는 적립식 금융상품으로 7년 이상(최장 10년) 유지하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연봉 5000만원 이하인 근로자와 종합소득 3500만원 이하 개인사업자는 누구나 가입할 수 있고, 분기별로 300만원까지 넣을 수 있다.
다만 이와 함께 추진됐던 장기펀드에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이 무산됨에 따라 자산운용사들의 의욕은 한풀 꺾였다. 한국투자신탁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KB자산운용 등 재형펀드 관련 상품을 준비하고 있는 운용사들도 대부분 해외 채권형 펀드만 대비 상품으로 주목하고 있다.
원소윤 한화투자증권 펀드 애널리스트는 "재형저축 펀드는 다양한 투자자산에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운용사들이 은행, 보험사와 경쟁해야 하다보니 수익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상품만 주목하게 됐다"며 "상품의 다양성이 훼손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글로벌 채권펀드는 채권시장의 '버블론'이 제기되면서 지난해와 같이 두자리 수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한 대형 운용사 상품개발팀장은 "시행령에서 신규 펀드를 허용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 펀드에 클래스를 추가하기보다 재형저축을 위한 신규 펀드를 출시해야할 것"이라면서도 "시중 자금이 크게 유입되기 위해서는 결국 장기펀드 소득공제와 같은 활성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
금융권에서는 18년만에 부활하는 재산형성저축(재형저축)에 큰 관심을 쏟고 있지만, 자산운용사들의 반응은 뜨겁지 않다. 수익의 안정성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에게 재형저축 펀드는 은행, 보험 상품 이후 3순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0여곳의 운용사 상품개발 실무자들은 전날 금투협에 모여 1월 월례회의를 개최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도 재형저축은 주요 사안으로 다뤄지지 않았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까지만 해도 재형저축과 장기펀드 소득공제 이슈가 함께 등장하면서 업계에서 거는 기대감이 컸지만 불과 한 달여만에 분위기가 가라앉았다"며 "대부분 운용사가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않고 분위기를 살피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재형저축은 모든 금융회사가 취급하는 적립식 금융상품으로 7년 이상(최장 10년) 유지하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연봉 5000만원 이하인 근로자와 종합소득 3500만원 이하 개인사업자는 누구나 가입할 수 있고, 분기별로 300만원까지 넣을 수 있다.
다만 이와 함께 추진됐던 장기펀드에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이 무산됨에 따라 자산운용사들의 의욕은 한풀 꺾였다. 한국투자신탁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KB자산운용 등 재형펀드 관련 상품을 준비하고 있는 운용사들도 대부분 해외 채권형 펀드만 대비 상품으로 주목하고 있다.
원소윤 한화투자증권 펀드 애널리스트는 "재형저축 펀드는 다양한 투자자산에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운용사들이 은행, 보험사와 경쟁해야 하다보니 수익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상품만 주목하게 됐다"며 "상품의 다양성이 훼손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글로벌 채권펀드는 채권시장의 '버블론'이 제기되면서 지난해와 같이 두자리 수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한 대형 운용사 상품개발팀장은 "시행령에서 신규 펀드를 허용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 펀드에 클래스를 추가하기보다 재형저축을 위한 신규 펀드를 출시해야할 것"이라면서도 "시중 자금이 크게 유입되기 위해서는 결국 장기펀드 소득공제와 같은 활성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