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가 최근 북미국제오토쇼에 공개한 코롤라 신형 컨셉트 '퓨리아'를 개발하면서 한국 시장을 적극 분석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다. 특히 기존 코롤라가 국내 시장에서 별 다른 호응을 얻지 못한 점을 심도있게 파악, 퓨리아 개발에 참고했다는 후문이다. 글로벌 베스트셀링카지만 유독 한국 시장에선 주목조차 받지 못해 토요타로선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는 것. 이에 따라 코롤라 신형이 완성되면 해외 첫 진출국으로 한국이 선택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24일 한국토요타에 따르면 코롤라 신형으로 공개된 퓨리아는 '아이코닉 다이나미즘(Iconic Dynamism)'이라는 주제로 디자인됐다. 과거 토요타 내에서 혁신을 외치다 밀려났다가 아키오 사장이 재발탁한 카토 미츠히사 제품총괄 부사장과 후쿠이츠 토쿠오 디자인 담당 상무의 합작품이다. 이들은 토요타가 성장하던 때 제품변화를 끊임없이 주장했던 인물로 젊은 시절 대형세단 크라운과 미니밴 프레비아로 잠재력을 보여준 바 있다. 이와 관련, 한국토요타 관계자는 "두 명의 발탁은 변화에 대한 아키오 사장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향후 다양한 제품의 등장이 기대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코롤라 퓨리아는 이 같은 변화 과정에서 나온 제품이다. 특히 코롤라가 북미 등지에서 현대차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 등의 강력한 위협을 받자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했다고 판단한 것. 한국토요타 관계자는 "위기의 극복은 제품의 강력한 혁신을 전제한다"며 "지난해 글로벌 판매 1위가 대지진 회복이었다면 이제는 제품으로 경쟁력을 확고히 다지는 게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토요타가 코롤라 퓨리아를 개발하면서 한국 시장을 눈여겨 본 직접적인 이유는 코롤라의 국내 안착 실패다. 1966년 등장 이후 지금까지 4,000만대에 육박할 만큼 글로벌 시장에선 큰 성공을 거뒀지만 유독 한국에선 주목받지 못했다. 준중형임에도 골프백 4개가 들어갈 만큼 공간 실용성을 확대, 2011년 국내에 내놨지만 판매량은 명성과 동떨어졌다. 그만큼 제품을 바라보는 한국 소비자들의 수준이 낮지 않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토요타는 디자인 혁신과 다양한 최첨단 기능을 넣어 한국 시장에서 인정받는 게 우선이라고 여겼다는 후문이다. 한국토요타 관계자는 "코롤라 퓨리아는 역동적이면서도 심플한 디자인 요소가 절묘하게 조화된 외관을 구현해 젊은 소비자에게 다가갈 수 있는 자신감을 담아냈다"며 "밋밋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던 기존 코롤라와 달리 한국 시장에서 새로운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빌 페이(Bill Fay) 토요타그룹 부사장 겸 제너럴 매니저도 "코롤라 퓨리아는 토요타의 미래를 이끌어 나갈 차세대 소형차 디자인 지표"라며 "첨단기술과 세련된 디자인, 현대적인 요소를 넣어 사람들의 이목을 사로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퓨리아가 등장하면 코롤라는 1966년 등장 이후 11세대로 변신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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