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관련 우려로 하락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현대차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소폭 감소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근 이어진 엔저(低)로 가격경쟁력이 약화되고 북미시장 연비 과장 사태에 따른 충당금 설정 증가 등이 주요 실적 부담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24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2조111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분기 보다는 2.7% 증가했지만 전년 동기보다 0.72% 감소한 수치다. 매출 컨센서스의 경우 22조368억원으로 직전 분기 및 전년 동기보다 각각 12.17%, 7.40%씩 증가한 규모로 추정되고 있다.

원화 강세에 따른 채산성 악화와 국내 공장의 소형차 비중 증가 등 제품구성비 악화 등이 수익성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 연비 과장과 이에 따른 소비자 보상조치로 지난해 4분기 충당금(납후보증충당금)이 4000억원 이상 증액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영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회계 기준 일부 변경에 따라 기술료 수입, 환율 관련 손익 등이 포함된 기타영업수지가 영업단계 순비용에서 세전수지 항목으로 변경됐다"며 "회계변경 전 기준의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2% 감소한 1조9497억원으로 추정되며 이는 시장 기대치를 하회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정태오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지난해 4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이 전년 동기 대비 4.8% 떨어지는 등 환율이 비우호적으로 움직이면서 현대차의 4분기 영업이익은 2조원을 기록, 컨센서스를 밑돈 것으로 추정된다"며 "비우호적인 환율에 비춰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평균판매단가(ASP) 상승을 통한 수익성 방어 능력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진행된 급격한 엔화 약세 및 원화 강세와 함께 프리어닝시즌을 거치며 현대차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급격하게 감소세를 보인 바 있다. 지난해 9월 말 2조3936억원이던 현대차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4분기를 거치며 2.62% 축소되는 데 그쳤지만 올 들어서는 9.41% 급감했다.

다만 브릭스(BRICs)를 중심으로 한 해외 수요가 견조하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최중혁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대차 그룹이 지난달 브릭스 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17.3% 증가한 21만2000대를 판매했는데 현대차 중국·브라질 신공장 가동 효과가 판매 증가에 크게 기여했다"며 "중국에서 현대차 그룹은 일본 업체 이탈 수요를 신차 출시와 가동률 상승 등을 통해 확보중"이라고 전했다.

또한 4분기 실적과는 별도로 향후 주가 향배는 엔화 등에 사안에 달렸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김철중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현대차 등 자동차주들은 엔화 추이 등 거시경제 변수에 보다 민감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시장에서는 실적보다 엔화 추이에 더 관심을 기울이는 모습"이라며 "현 시점에서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이날 오전 10시5분 현재 전날보다 4000원(1.83%) 내린 21만4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사흘 만에 내림세로 돌아선 것이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