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월21일 오후 5시31분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대한해운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로 국내 사모펀드(PEF)인 한앤컴퍼니가 선정됐다.

2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대한해운은 이날 경영권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실시한 결과 한앤컴퍼니를 우선협상 대상자로 뽑았다. 거래에 정통한 관계자는 “22일 법원에 한앤컴퍼니가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고 정식으로 보고할 것”이라며 “우선협상 대상자의 지위는 법원에서 최종 확정된다”고 말했다.

본입찰에는 한앤컴퍼니와 선박금융회사인 제니스파트너스 등 두 곳이 참여해 경쟁을 벌였다. 한앤컴퍼니는 1500억원 안팎의 인수가격을 제시해 제니스파트너스를 누른 것으로 알려졌다.

한앤컴퍼니는 작년 말 STX그룹과 국내 3위 해운사인 STX팬오션 인수 협상을 벌이는 등 해운사 인수 의지가 강해 이번 인수전에서도 높은 가격을 써낼 것으로 예상됐다. 대한시멘트를 사들이는 등 시멘트업체들을 집중적으로 매수한 한앤컴퍼니는 해운업체를 인수해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IB업계 관계자는 “한앤컴퍼니가 우선협상자에 선정되긴 했지만 채권단이 요구하는 가격보다는 낮아 본계약 체결까지 이뤄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26일 실시한 예비입찰에 참여한 CJ그룹 계열인 CJ GLS와 SK그룹 계열 해운사인 SK해운, 지방 해운사인 동아탱커는 이날 입찰에 불참했다. 해운·물류 업체들이 모두 기권한 셈이다.

SK해운은 자문사를 선정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입찰을 준비했기 때문에 인수 의지는 강하지 않았지만 CJ GLS의 불참은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CJ그룹 관계자는 “대한해운의 해결되지 않은 빚이 있는데 채권자와 이 부분을 합의하지 못했다”며 불참 배경을 설명했다.

대한해운은 해운업계에서 운용선단 기준으로 국내 4위이며, 벌크선사 중에서는 STX팬오션에 이어 2위다.

대한해운 인수전에서 발을 뺀 SK해운과 CJ GLS 등이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는 STX팬오션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해운과 CJ GLS가 대한해운 예비입찰에 참여한 것은 해운사의 실태를 조사하기 위한 결정이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CJ그룹과 SK그룹 등은 해운사 인수 의지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STX팬오션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박동휘/정영효/안대규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