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 생활용품 등에 이어 걷기문화에서도 북유럽의 노르딕워킹이 주목받고 있다. 노르딕워킹은 ‘스키의 마라톤’으로 불리는 크로스컨트리에서 시작된 웰빙 걷기다. 북유럽 크로스컨트리 선수들의 여름 훈련법에서 발전한 것으로 일반 걷기에 비해 운동량이 많고 자세 교정에도 도움을 준다. 서울 성수동의 서울숲에서 노르딕워킹을 배워봤다.

서울숲은 한낮에도 영하 5도를 넘나드는 추위 속에서 눈에 덮여 있었다. 노르딕워킹은 계절을 가리지 않는 운동이지만 눈 쌓인 숲에서 배우니 마치 북유럽에 온 것 같았다. 2006년부터 이 운동을 국내에 보급한 강상일 한국노르딕워킹연맹 대표가 일일강사로 나섰다.

스틱부터 색달랐다. 등산스틱과 비슷한 모양이면서도 손잡이 부분에 스트랩이 있다. 찍찍이라고 불리는 벨크로로 만든 스트랩을 손목에 차면 스틱 손잡이가 손에 자연스럽게 들어온다. 강 대표는 “사람마다 다리 길이가 다르기 때문에 스틱 길이를 자신의 배꼽 높이에 맞춰 조절하는 게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노르딕워킹은 양손에 쥔 스틱을 이용하기 때문에 네 발로 걷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 일반 걷기는 중심 축이 2개지만 스틱 하나가 언제나 땅에 함께 닿기 때문에 축이 3개다. 흔들림 없이 몸의 균형을 잡고 안정적으로 걸을 수 있는 데다 체중을 분산시켜 허리나 무릎 발목 등 관절에 부담이 적다.

스틱을 스트랩으로 착용한 채 끌면서 걷는 것부터 시작했다. 팔꿈치를 구부리지 않아야 하고 어깨를 중심으로 진자운동처럼 흔들면서 걷는다. 왼발이 나갈 때 오른손을 앞으로 내밀고 오른발이 나갈 때 왼손을 내미는 자연스러운 동작이 나와야 한다. 익숙해지면 손을 앞으로 내밀 때 주먹을 쥐어본다. 그러면 스틱이 땅 위로 들린다.

팔을 뒤로 내저으며 주먹을 펴자 스틱이 땅에 닿아 몸을 쭉 밀어준다. 스틱 덕분에 몸에 추진력이 더해졌다. 이런 동작을 반복하니 자연스럽게 허리가 펴지고 보폭이 커졌다. 강 대표는 “스틱을 착용하면 구부정한 자세로 걸을 수 없다”며 “보폭이 커지면서 골반의 움직임이 커져 골반뼈가 정렬되고 척추도 제대로 자리잡게 된다”고 설명했다.

노르딕워킹의 운동효과는 일반 걷기보다 크다. 움직임이 크기 때문에 심박수가 일반 걷기에 비해 13% 이상 늘어나고 상하체 근육을 유기적으로 사용하므로 에너지 소비도 일반 걷기(200㎉)보다 2배 많다. 상하체의 움직임이 많아 전체 근육의 90%를 이용하는 전신 운동이기도 하다.

국내에서는 5000여명이 즐기고 있다. 서울숲 양재시민의숲 하늘공원 노을공원 강동그린웨이 등에 맨땅을 걸을 수 있는 곳이 많다. 한국노르딕워킹연맹은 걷기의 메카로 떠오른 제주도의 숲길과 한라산, 오름을 걷는 제주국제친선트레킹 행사(3월1~3일)도 연다.

한국노르딕워킹연맹 인터넷 홈페이지(nordicwalking.or.kr)에서 개인별 맞춤 교육부터 체험교육, 지도자교육 등 다양한 과정의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스틱도 연맹에서 구입할 수 있다. 가격은 16만원가량. 070-7519-2399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