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주식형 펀드에서 자금이 이탈하는 가운데 유일하게 중국본토 펀드에만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려 주목된다.

16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이달 들어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일반 국내주식형 펀드에서는 자금이 6410억원 순유출됐다.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넘어서면서 차익실현 매물이 다시 쏟아지는 모습이다.

해외주식형 펀드에서도 연초 이후 자금이 2028억원 빠져나갔다. 브라질과 인도를 비롯해 북미, 유럽, 일본에 투자하는 펀드에서 자금이 계속 이탈하고 있다.

다만 중국본토에 투자하는 펀드는 예외다. 중국본토 펀드에는 지난해 12월 자금이 400억원 이상 순유입된데 이어 이달 들어서도 156억원이 들어왔다. 홍콩 H주가 포함된 중국 펀드에서 자금이 유출되는 것과도 대조적이다.

'이스트스프링차이나드래곤AShare자(H)[주식]A'를 비롯 '삼성CHINA2.0 본토증권자투자신탁1', '하이천하제일중국본토자H[주식]A' 펀드로 자금 유입세가 두드러졌다.

이는 중국 주식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최근 한 달간 20% 상승하면서 강한 반등 탄력을 보이고 있다.

전종규 삼성증권 책임연구위원은 "시진핑 신지도부가 시장 기대감을 회복하는데 성공하면서 소비촉진 정책과 중기적으로는 재정투자 확대, 경기활성화 대안이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상하이종합지수는 2800~3000선으로 '레벨 업'하려는 시도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원소윤 한화투자증권 펀드 애널리스트도 "믿고 투자할 수 있는 지역이 중국이라는 투자심리가 형성되면서 중국본토 펀드로 자금이 차별적으로 유입되고 있다"며 "다만 홍콩 H주를 중심으로 한 오래된 중국펀드 계좌의 경우 수익률이 오랫동안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에 환매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국인투자적격(QP) 자격을 제한하는 중국본토 펀드는 상대적으로 설정일이 짧아 수익률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가 더 있다는 분석이다.

원 애널리스트는 "중국 증시가 많이 상승했기 때문에 지금 투자하기에는 부담이 있지만 타 지역에 비해 매력이 아직 높은 것은 사실"이라며 "중국본토 투자가 리스크가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환율 리스크 부담은 덜 수 있도록 환 헤지 상품을 주목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