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패밀리 레스토랑 업계 판도가 바뀌고 있다. 이탈리안 레스토랑 '블랙스미스'가 공격적으로 점포를 확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1년 말 선보인 블랙스미스 매장 수는 현재 78개. 오픈을 준비 중인 20여개를 합하면 조만간 100개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매장 수 1위는 이랜드에서 운영하는 애슐리로 121개 매장을 운영중이다. 106개인 아웃백이 2위, 84개인 빕스가 3위다. 블랙스미스가 이들을 바짝 뒤쫓고 있다.

매출을 공개하지 않는 업계 특성상 매장 수가 업계의 유일한 성적표. 블랙스미스가 매장 수 100개를 돌파할 경우 업계 순위가 달라질 수 있다.

후발 주자인 블랙스미스는 카페베네의 확장 방식을 그대로 옮겨 왔다. 배우 김태희·송승헌·박유천을 앞세워 브랜드를 알리고 있다. 이와 함께 가맹사업을 통해 매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45개이던 블랙스미스 매장은 세 달만에 78개로 늘어났다.

블랙스미스를 보는 업계의 시선은 곱지 않다. 카페베네를 통해 익힌 영업 노하우나 마케팅 전략에 높은 점수를 주면서도 가맹점을 내세운 공격적인 점포 확장에는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가맹점을 단시간에 급격하게 늘리면 음식 맛이나 위생 상태 등을 관리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며 "장기적으로 브랜드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요소"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부분 패밀리 레스토랑 업체들이 직영 체제를 유지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블랙스미스 관계자는 "음식맛이나 매장관리를 체계적으로 하기 위해 셰프와 서비스 매니저 등 '3인 1조'로 팀을 이뤄 1년간 새로 연 매장에 상주한다"고 반박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블랙스미스 매장 수 급증과 관련해 크게 신경 쓸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넓은 의미에서 보면 다같은 패밀리 레스토랑이지만 업체별로 주력 아이템이 달라 어느 한 업체의 매장수가 급격하게 늘어난다고 해서 다른 업체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경닷컴 정혁현 기자 chh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