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증권은 14일 원·달러 환율이 1050원 이하로 하락한다면 증시에서 외국인의 순매도가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증권사 정문희 연구원은 "과거 환율과 외국인들의 순매수 추이를 살펴본 결과 원·달러 환율이 1100원 이상에서는 순매수가 진행됐지만 1100원 이하에서는 순매도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특히 원·달러 환율이 1050원을 하회할 경우 외국인들의 순매도가 크게 확대됐다"면서 "1050원 이하로 환율이 하락한다면 외국인들의 투자전략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원화 절상 추이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00년 이후 원·달러 환율 구간별 코스피 대비 업종별 초과 수익률을 살펴본 결과 원·달러 환율이 1100원 이하인 구간에서는 음식료, 의약품, 종이 및 목재, 섬유 및 의복 등 내수 업종 수익률이 안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1100원 이상에서는 운수장비, 전기 및 전자, 화학 등 수출업종 수익률이 높았다.

이에 따라 정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마지노선인 1100원을 하회함에 따라 시장에서는 수출업종의 실적 악화가 부각되며 내수주의 상대수익률이 높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그는 "최근 원화강세 심화 우려 등을 반영하면 단기적으로는 내수주의 상대수익률이 양호한 모습을 나타낼 것"이지만 "글로벌 경기 회복, 풍부한 유동성, 미국달러와 채권 등 안전자산에서 위험자산(주식, 부동산, 이머징마켓)으로 자금 이동 등을 고려할 때 베타가 높은 경기민감주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했다.

단기적으로 환율이 안정을 찾을 때까지는 경기방어주에 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필요하고, 중·장기적으로는 환율 안정을 기반으로 경기회복 기대감이 재확산될 수 있는 만큼 자본재 중심의 경기민감주에 대한 비중 확대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