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8만2945명이던 일본 해외 유학생 수는 2009년 5만9923명으로 줄었다. 미국 국제교육연구소 자료를 보면 2009년 말 현재 미국에서 공부하는 외국인 학생 가운데 한국인은 7만2153명인 반면, 일본인은 2만4842명에 불과하다. 일본 인구가 한국 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격차다. 일본 산업능률대학이 2010년 6월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중 49%는 ‘해외 근무가 싫다’고 답했다. 2001년 29.2%에서 10년 만에 20%포인트 높아졌다.
이런 현상의 바탕엔 일본 젊은이들의 ‘현실 안주’ 풍조가 깔려 있다. 고도성장기였던 1970~80년대 태어난 일본 젊은이들은 외국에서 도전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굳이 해외에 나가지 않아도 먹고 사는 데 지장이 없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젊은이들의 도전정신이 약화되고 있기는 한국도 마찬가지다. 과거 한국 젊은이들은 기업에 들어가 20·30대에 중동이나 중남미 등 오지에서 근무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엔 선진국 외에 개발도상국 근무 지원은 꺼리고 있다. 아예 기업을 피해 정년이 보장되는 공무원과 공기업에 취직하려는 젊은이들이 급격히 늘었다. 해마다 공무원 시험 경쟁률은 직급에 관계없이 100대 1을 넘는다. 작년 서울시 일반 행정직 9급 공무원 399명을 뽑는 데 5만3000여명이 몰려 13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민간 기업 입사시험에 합격하고도 공기업으로 옮기기 위해 ‘반수 생활(회사를 다니면서 취업시험 재수를 준비하는 것)’을 하는 젊은이도 적지 않다. 최근 공기업에서 고졸 출신을 우대하자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공기업 취업반에 우수 학생들이 몰리고 있다.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는 “경제가 발전하고 살기 편해지면서 한국 젊은이들도 일본 처럼 목표와 도전정신을 잃어버리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