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펀드와 함께 ‘반토막 펀드’의 불명예를 안고 있는 베트남펀드가 최근 수익률 고공행진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연말 베트남 정부의 정책금리 인하, 부동산 규제 완화 등이 호재로 작용하면서 베트남 지수가 빠르게 반등한 덕분이다.

13일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식혼합형에 속하는 베트남펀드는 지난해 평균 19.93%의 수익률을 거뒀다. 같은 기간 베트남 VN지수 상승률(17.69%)을 웃돌며 선전했다.

‘한국월드와이드베트남혼합1’(29%) ‘KB베트남포커스95A’(20.35%) ‘한국투자베트남적립식1’(24.72%) 등은 지난해 해외 주식혼합형 펀드 수익률 상위 자리를 차지했다.

베트남 VN지수는 정치적 갈등과 은행 부실로 상당 기간 바닥을 기다가 지난달부터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달부터 이달 11일까지 22.46%, 올 들어서만 11.83% 올랐다.

윤항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베트남 정부가 정책금리 인하와 부동산 및 주식시장 규제 완화 카드를 꺼내들자 베트남 개인투자자들이 증시로 빠르게 몰려들면서 지수 반등에 속도가 붙고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펀드는 신규 투자자보다는 원금을 까먹고 있는 기존 가입자들이 수익률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작년에도 베트남 증시는 연초 반짝 랠리를 펼쳤다가 다시 고꾸라진 경험이 있어 기존 가입자들은 이쯤에서 환매해야 하는 것 아닌가 고민인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베트남증시가 지난해와 다른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윤 연구원은 “지난해 초와 비교해 부동산 정책 방향이 달라졌기 때문에 매수심리는 강화된 분위기”라며 “베트남 증시는 전 고점(492.44)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베트남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가더라도 2009년 베트남 VN지수가 600선 이상일 때 펀드에 가입했던 국내 투자자들은 원금 회복이 장기간 힘들 것이란 전망이 많다. 따라서 이들 기존 가입자들은 적절한 환매 시점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물가 폭등, 통화 평가절하 등으로 급락했었기 때문에 베트남 증시 투자 매력은 높아진 상태”며 “신규 투자자들은 단기 급등 후 조정을 받을 때 저가 매수 기회를 노려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