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 뱅가드의 자금이 국내 증시에서 빠져나가는 일명 '뱅가드 효과'가 이달에 시작된다. 13일 증시 전문가들은 '뱅가드 효과'에 따른 수급 부담이 크지 않겠지만 일부 대형 종목의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뱅가드는 이머징 ETF 등 글로벌 펀드 6개의 벤치마크 지수를 기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에서 파이낸셜타임스증권거래(FTSE)로 변경한다고 지난 10일 공식 발표했다.

한국은 MSCI에서 이머징 국가로 분류되지만 FTSE에선 선진국에 포함된다. 증권업계에선 뱅가드의 벤치마크 지수 변경으로 7조~10조 원의 자금이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뱅가드 펀드는 최소 6개월 동안 점진적으로 한국 비중을 줄여나갈 예정이고 MSCI를 벤치마크로 고수하고 있는 경쟁사 블랙록의 아이셰어즈(iShares) 신흥국 ETF에 지금이 강하게 쏠리고 있어 '뱅가드 효과'에 따른 시장부담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뱅가드는 시장 영향을 줄이기 위해 벤치마크 변경을 위한 임시 지수(FTSE EM Transition Index)를 사용해 일주일에 4%씩, 25주에 걸쳐서 한국 비중을 축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다만 MSCI 코리아와 FTSE 코리아의 종목 구성 차이로 FTSE 임시 지수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인 수급 마찰이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뱅가드는 MSCI 코리아에는 있지만 FTSE 코리아에는 없는 삼성전자우선주, 현대차우선주(1,2), LG화학우선주, 한국항공우주, LG이노텍, LS산전의 비중을 줄여야 한다"고 전했다.

반면 MSCI 코리아에는 없는데 FTSE 코리아에는 포함된 CJ대한통운, 대신증권, 대신증권우선주, 다음, 동국제강, 한라공조, 한진해운, 하이트진로, 한전기술, LG하우시스, 롯데칠성, 농심, 삼성정밀화학, SKC는 신규 보유해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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