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료가 다섯달 만에 재차 인상되면서 한국전력 주가가 급등,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예상치 못한 '깜짝 전기료 인상'으로 한국전력의 실적에 긍정적인 효과가 발생할 전망이라며 실적 추정치와 목표가를 잇따라 올려잡았다.

10일 오전 9시2분 현재 한국전력은 전날보다 1000원(3.16%) 뛴 3만26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사흘 연속 상승 행진을 이어가 장중 3만2950원까지 뛰어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2010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식경제부는 지난 9일 평균 전기요금 인상률 4.0%의 내용을 담은 전기공급 약관 변경안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주택용과 산업용은 각각 2.0%, 4.4%, 일반용과 교육용이 각각 4.6%, 3.5%, 농사용은 3.0% 인상된다.

증권업계에선 당초 7월께로 무게를 두고 있던 전기료 인상 시기가 한 발 앞당겨지면서 한국전력의 실적 개선이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단기적으로 재료 소멸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 출회 가능성이 있지만 중장기 관점에서는 조정기를 매수 기회로 고려할 만하다는 평가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요금이 오는 14일부터 평균 4.0% 인상되는데, 결국 전기료가 최근 1년 5개월간 네 번에 걸쳐 총 19.6% 오르게 됐다"며 "당초 7월에 인상될 것이란 전망보다 빨리 인상된 부분을 반영해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를 종전보다 9500억원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전기료가 4% 오르면 한국전력의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9000억원씩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이에 올해 원·달러 환율이나 유가가 크게 오르지 않는다면 6년 만에 한국전력의 순이익이 흑자전환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실적 전망치 상향 조정과 함께 목표주가 상향 조정도 잇따랐다. 한국투자증권이 목표주가를 종전 3만3000원에서 3만8000원으로 상향 조정했고, 현대증권(3만3000원→3만9000원), LIG투자증권(2만8800원→3만6000원), 대신증권(4만1000원→4만3000원) 등도 목표주가를 올려잡았다.

또한 중장기 관점에서 실적 호전 등을 고려하면 최근 급등에도 불구하고 추가적인 주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학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한국전력의 현재 주가는 역사적인 저점 수준인 주가순자산비율(PBR) 0.3배에 불과하다"면서 "연료비 안정화와 신규 원전 가동 효과로 올해부터 수익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현 시점은 매수 적기"라고 진단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