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일 삼성전자의 잠정 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2012년 4분기 실적 시즌이 시작된다. 미국 재정절벽 위기도 넘긴 상황이라 기업 실적이 증시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불행하게도 분위기는 좋지 않다. 애널리스트들의 영업이익 추정치가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들고 있어서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영업이익 추정치가 상향 조정되는 종목도 있다. LG생명과학 한진중공업 두산 등이 대표적이다. 실적시즌엔 이런 종목이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하향 조정 중

4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곳 이상의 증권사가 추정 실적을 내놓은 124개 상장사의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평균)는 지난해 11월1일 30조4836억원에서 12월3일 29조6629억원으로 떨어졌다. 지난 3일엔 29조3789억원으로 다시 줄었다.

124개 상장사 중 최근 한 달 동안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줄어든 곳은 84개였다. 상승한 곳(30개)과 변동이 없었던 곳(10개)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이런 추세라면 4분기 어닝쇼크를 맞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영업이익 추정치가 낮아지고 있는 것은 악화된 경영환경을 애널리스트가 반영하고 있는 탓이다. 최근 한 달 사이에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평균이 32% 급락한 아시아나항공은 일본 노선의 수요 악화가 발목을 잡았다. 강동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일 관계 악화로 일본 노선 여객이 2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하락했다”며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130억원으로 하향 조정하고 목표주가를 9000원에서 7500원으로 내렸다. STX팬오션(적자 확대) 한국전력(적자 확대) 위메이드(-29.41%) 한진해운(-28.14%) 대한항공(-25.93%) 등도 최근 한 달 동안 영업이익 추정치 감소폭이 컸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애널리스트들이 상장사의 연말 감가상각이나 대손처리 같은 1회성 비용을 반영하고 있는 것도 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LG생명과학 등 영업이익 상향 조정

하지만 모든 상장사의 이익 추정치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추정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는 곳도 있다. LG생명과학의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지난달 3일 30억원에서 이달 3일 42억원으로 41.12% 상향 조정됐다. 일본 모치다와 바이오시밀러를 공동 개발하기로 했고 사노피와 당뇨병 치료제 글로벌 판매권 계약을 체결해 약 100억원의 선급금이 반영된 것으로 추산되기 때문이다. 김나연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LG생명과학의 영업이익 추정치를 증권사 평균(42억원)보다 높은 130억원으로 전망하며 “신약과 바이오 의약품의 수출 확대를 통한 매출 증가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진중공업의 영업이익 추정치도 지난달 초 356억원에서 이달 3일 459억원으로 29.07% 증가했다. 두산도 한 달 사이 영업이익 추정치가 10.38% 늘었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평균 추정치는 8조5644억원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잠정 실적 발표를 앞두고 추정치를 높여잡고 있는 증권사가 많다. 상당수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이 9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과 함께 현대에이치씨엔 LS산전 LG디스플레이 GS건설 코오롱인더스트리 등의 영업이익 추정치가 증가하고 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