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서울이 27년만에 가장 추웠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로 추위가 절정을 맞고 있다. 그래서인지 유난히 눈 소식도 많다. 눈이 오는 것은 좋지만 눈이 온 뒤 미끄러운 빙판길을 생각한다면 너무 많이 오는 것은 그리 달갑지만은 않다. 눈이 얼어 빙판길이 되면 빙판길 낙상사고가 많이 발생한다. 특히 골다공증이 있는 노인들이 낙상사고를 겪게 되면 척추압박골절이 발생할 수 있다. 빙판길 보행 시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척추압박골절이란 넘어지거나 무거운 물건에 맞는 등 외부에서 강한 충격이 왔을 때 척추 뼈가 부러지거나 충격에 의해 주저앉는 질환을 말한다. 교통사고를 당하거나 심하게 넘어지는 경우 젊은층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대체로 뼈가 약한 노년층이나 골다공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경우 작은 충격에도 발생할 위험이 있는 질환이다.

척추압박골절의 경우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기껏해야 재채기를 하거나, 잠을 잘 때 골절 부위에 통증이 나타나는 정도다. 하지만 점차 진행되면서 골절 부위를 중심으로 미세골절이 연속적으로 일어나고 결국에는 참을 수 없을 정도의 통증이 발생한다.

김정철 희명병원 신경외과 진료부장은 “척추압박골절로 인해 병원을 찾는 환자 가운데 적지 않은 사람들이 사고 직후에 별 통증이 없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통증이 심해졌다고 하소연한다”며 “때문에 대부분 골절을 키운 뒤에 병원을 찾게 되는데, 미세골절이 계속해서 일어나면 척추 뼈가 주저앉아 치료에 어려움을 겪게 되므로, 사고를 당했을 때 정확한 검사를 하고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사고 후 척추압박골절임을 진단 받고 초기치료에 들어가게 되면 증상에 따라서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물리치료나 보조기 착용 등과 같은 보존적인 방법으로 치료한다. 그러나 뒤늦게 병원을 찾은 경우에는 척추성형술과 같은 시술적 방법을 통해서 치료해야 한다.

척추성형술이란 골절이 일어난 부위에 풍선을 넣고 부풀린 뒤 다시 풍선을 빼고 그 자리에 골 강화제를 주입, 골절 부위를 보강하는 시술이다. 시술 시간은 30분 가량이지만 하루 이틀 정도 입원해야 한다. 국소마취를 하기 때문에 연령이나 질환 유무와 관계없이 대부분의 환자들이 부담 없이 받을 수 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