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증시를 지배한 것이 ‘위험’이었다면 새해 증시의 관건은 ‘성장’이다. 지난해에는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재정절벽 등 대형 위험 요인이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 새해에는 주요국 중앙은행의 양적완화(QE)와 그리스 구제금융 등 정책 대응을 통해 위험 요인을 통제한 세계 경제가 얼마나 안정된 회복세를 보이느냐가 증시 방향을 결정할 전망이다.

○미국 경기 얼마나 회복 될까

미국 경제는 주택경기 회복이 소비 회복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미 경제 회복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시작된 가계의 부채 축소가 마무리되면서 나타나는 것으로 ‘반짝 회복’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상원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주택 재고가 바닥에 이르렀고 가계 주택 구입 능력도 개선되고 있다”며 “주택경기 회복이 고용 증가와 자산소득 증가로 연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3월 양회 결과 어떨까

중국 경제와 관련해서는 오는 3월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와 전국인민대표대회 등 ‘양회(兩會)’가 관심을 끈다. 이번 양회에서는 시진핑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가 이끄는 중국 5세대 지도부의 경제정책 방향이 나온다. 중국이 투자를 확대하는 쪽으로 간다면 철강 화학 업종이, 내수 소비를 늘리는 쪽으로 간다면 음식료 의류 등 필수소비재 업종이 국내 증시에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2월 이탈리아 총선 결과는

유럽 재정위기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은 많이 약해졌다. 다만 일시적 조정 요인으로 떠오를 가능성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스페인과 이탈리아 신용등급이 연초 강등될 가능성이 있다”며 “증시에 일시적 충격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2월 예정된 이탈리아 총선은 재정위기 불확실성을 높일 수 있는 요인이다. 이탈리아에서는 재정 적자를 줄이기 위해 긴축 정책을 펼치던 마리오 몬티 총리가 지난 12월21일 사임한 가운데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긴축 반대를 내세우며 선거전에 나섰다.

○‘양날의 칼’ 원화 강세 얼마나

원화 강세는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과 부정적인 영향을 모두 끼칠 수 있는 ‘양날의 칼’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년간 81원20전(7.05%) 하락했고 원·엔 환율은 100엔당 243원27전(16.38%) 떨어졌다. 미국 일본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통화 공급을 늘리는 양적 완화를 지속해 원화의 상대적 가치는 더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원화 강세와 엔화 약세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어 자동차를 비롯해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 업체와 경쟁하는 국내 기업에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 반면 원화 강세는 환차익과 주식 시세차익을 동시에 노린 외국인 자금을 끌어들이는 요인이기도 하다. 다만 지나친 원화 강세는 추가적인 원화 강세에 대한 기대감을 떨어뜨려 외국인 매수세를 약화시킬 수 있다.

○신정부 경기부양 효과는

다음달 출범하는 새 정부의 경제정책도 관심사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5년 단임제 특성상 집권 초기에 재정 지출이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며 “대통령 취임 2~3개월 후부터 경기부양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당선인이 ‘경제민주화’를 주요 정책으로 내세웠던 만큼 대형주보다 중소형주, 수출주보다 내수주가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