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에는 10년차 이상의 베테랑 애널리스트의 활약이 두드러진 것으로 조사됐다. 34개 분야별 최고 애널리스트에는 삼성증권이 5명을 배출, 가장 많았다.

대신증권과 신한금융투자, 우리투자증권도 4명씩의 베스트 애널리스트를 배출하며 4강 구도를 연출했다. 한국경제신문 자매지인 한경비즈니스가 국내에서 활동 중인 펀드매니저 696명(주식 528명, 채권 16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 29일 선정한 ‘2012 하반기 베스트 애널리스트’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베테랑 진가 발휘

하반기엔 베테랑 애널리스트들의 강세가 눈에 띄었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으로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시장을 바라보는 남다른 통찰력과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중견들이 진가를 발휘한 것으로 분석된다.

박원재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통신·네트워크 장비와 가전·전기전자·전선 업종에서 유일하게 2관왕을 차지했다. 그는 고려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뒤 부국증권 등을 거친 13년차 중견이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투자 전략)은 2011년 하반기 1위에 올랐다가 올 상반기엔 3위로 밀려난 후 다시 1위로 복귀했다. 조 센터장은 숫자에 담긴 메시지를 해석해 경제 현황을 분석해내고 여기에 대응하는 전략을 제시해 투자자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선·중공업 업종의 김현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도 지난해 하반기 1위에서 올 상반기 2위로 떨어졌다가 권토중래했다. 대우조선해양에서 7년간 근무한 실무경험이 시장 상황이 어려울 때 진가를 발휘했다는 평가다.


◆‘장기집권’ 고수들

최남곤 동양증권 애널리스트(통신 및 초고속 인터넷)는 반기별 조사에서 11회째 1위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같은 회사의 박기현 리서치센터장도 철강·금속 분야 베스트 애널리스트 자리를 수성하며 명성을 지켰다.

기술적 분석 부문에선 오랫동안 대가로 꼽혀온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 조사에서도 베스트 애널리스트에 선정됐다. 증권부문에선 장효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가 2007년 상반기 이후 11번의 조사에서 9번 베스트 애널리스트에 올랐다. 그는 2011년 이후 네 번 연속 왕좌를 내놓지 않고 있다. 전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파생상품 분야에서 2회 연속 베스트 애널리스트의 영광을 차지했다.

‘전통의 명가’ 대신증권에선 정연우(유통)·양지환(운송)·최정욱(은행) ‘트로이카’의 활약이 이어졌다. 은행업종에 대한 정밀한 분석으로 널리 알려진 최정욱 애널리스트는 8회 연속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눈에 띄는 신진세력

올해 증시의 핫 키워드였던 제약·바이오 부문에선 김지현 키움증권 애널리스트가 약진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2010년 상반기 11위에서 올 하반기엔 톱으로 올라섰다.

신용분석 분야에서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선정된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크레디트 애널리스트’라는 새 영역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듣는다.

최중혁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자동차·타이어)는 자동차 업종을 맡은 지 1년여 만에 베스트 애널리스트에 올랐다. 계량분석 분야의 이종필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첫 조사에서 1위에 올랐다. 지난해 하반기 데일리 시황에서 1978년생이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단번에 1위를 차지했던 박승영 토러스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신진세력 대표 자리를 유지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