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삼성을 상대로 “LCD(액정표시장치) 특허를 침해했다”며 관련 기술이 들어간 삼성 갤럭시 노트 10.1 생산을 중단하게 해달라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올 들어 삼성과 LG 간에 벌어진 다섯 번째 디스플레이 소송으로, 인력 유출 싸움에서 시작된 법정분쟁이 난타전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LG디스플레이는 “LG의 디스플레이 기술을 이용하는 삼성 갤럭시 노트 10.1을 만들 수 없게 해달라”며 특허침해금지 등의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고 27일 밝혔다.

LG 측 관계자는 “LG는 1996년 이후 TV와 모니터 등에 액정을 수평으로 배열하는 기술(IPS)을 사용해왔고 삼성은 액정을 수직으로 배열하는 기술(VA)을 써왔다”며 “삼성이 태블릿PC에 LG IPS 기술 특허 3건을 무단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삼성은 액정을 비스듬히 배열하는 기술(PLS)을 썼다고 하지만 실상은 IPS 기술의 아류”라며 “이 기술을 도용해 만든 갤럭시 노트 10.1 모델을 생산하거나 양도할 수 없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만약 이를 어기면 하루에 10억원씩 배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의 PLS와 LG의 IPS는 전혀 다른 기술로 우리는 LG 기술을 사용한 적이 없으며 오히려 LG가 우리 기술을 무단 사용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지난 13일 삼성은 “LG가 PLS 특허 7건을 침해했다”며 LG디스플레이와 LG전자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특허침해금지 본안 소송을 냈다.

양사의 디스플레이 분쟁은 올초부터 시작됐다. 삼성디스플레이 연구원들이 LG디스플레이로 옮겨간 뒤 경찰이 지난 4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기술유출 혐의로 삼성과 LG 전·현직 임직원들을 대거 입건했다.

석 달 뒤 검찰이 삼성·LG 임직원 11명을 기소했고 9월 초 삼성이 LG를 상대로 OLED 기술 사용금지 가처분을 냈다. 20여일 뒤 LG가 “삼성 갤럭시 S3 등에 LG OLED 기술을 사용했다”는 내용의 특허침해 소송으로 대응하자 삼성은 다시 LG OLED 특허에 대해 특허심판원에 특허무효심판을 제기했다.

이어 지난 13일에도 LG가 OLED뿐 아니라 삼성의 LCD 특허도 침해했다는 소송을 냈다.

정인설/이고운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