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ELS 광풍…절세 '채권3인방' 뒤이어
주가연계증권(ELS), 물가연동채, 30년 만기 국고채, 브라질 채권은 올해 자산관리시장의 ‘4대 천왕’으로 불린다. 이들은 ‘금리+α’의 수익을 안정적으로 올릴 수 있는 장점에다 일부 상품의 경우 절세 매력까지 더해지면서 폭발적으로 판매됐다. 하지만 일부는 하반기 들어 큰 폭의 손실을 보거나 수익 규모가 감소해 투자자들을 실망시키기도 했다.

○상반기에 폭발한 ELS 투자열기

ELS는 올 상반기 금융투자업계 최대 ‘히트’ 상품이다. 동양증권에 따르면 상반기에만 사상 최대 규모인 25조9469억원어치가 판매됐다. 지난 11월까지 41조원을 돌파한 ELS 발행 규모는 연말까지 45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ELS는 올 들어 매달 3조원 이상 발행됐다.

ELS가 급부상한 것은 증시가 박스권에 갇히면서 국내 주식형 펀드가 대응하기 어려운 장세가 펼쳐지자 안정성이 부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반기 들어서는 증권사들이 제시하는 ELS의 목표수익률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투자열기도 상반기에 비해 식는 모습이었다. 5월까지 월간 4조원 중반을 유지하던 ELS 발행 규모는 6월부터 감소하기 시작해 지난달 3조189억원으로 줄어들었다.

하철규 우리투자증권 상품기획부 차장은 “지수형 ELS의 경우 상반기에 최고 연 12%대까지 올라갔던 목표수익률이 최근에는 8%로 내려왔다”며 “하반기 들어 증시 변동성이 줄어들면서 ELS에 포함되는 파생상품의 수익률이 낮아진 게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채권 3인방’은 절세 혜택이 어필

물가연동채와 30년 만기 국고채, 브라질 채권도 큰 인기를 끌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개인들이 물가연동채에 투자한 금액은 1조3235억원으로 지난해(3341억원)보다 297% 늘었다.

브라질 국채 역시 증권사들의 적극적인 마케팅에 힘입어 1조원 이상 팔려나갔다. 주요 판매처였던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동양증권을 통해서만 1조4000억원어치가 팔렸다.

30년 만기 국고채의 경우 9월 이후 4번에 걸쳐 2857억원어치가 개인들에게 팔렸다. 개인들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힘든 상황에서 출시된 덕분에 첫선을 보였던 9월에는 수억~수백억원의 뭉칫돈을 한꺼번에 투자하는 ‘큰손’들도 나타났다.

주식 및 주식 관련 상품에 비해 안정성이 높다는 게 장점으로 꼽히는 이들 채권은 절세 매력까지 더해져 고액자산가들에게 특히 인기를 끌었다. 물가연동채의 경우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서 제외되고 브라질 국채는 브라질과의 조세협약에 따라 이자소득에 대해 세금을 내지 않는다. 30년 국고채는 분리과세 대상이다.

○수익률 희비 엇갈려

투자열기는 뜨거웠지만 수익률은 희비가 엇갈렸다. ELS와 물가연동국채는 투자자들을 충분히 만족시켰다는 평가다.

ELS 중 가장 많이 팔려나간 ‘지수형’ 가운데 손실확정구간(녹인)에 접어든 상품이 거의 없을 것으로 추정된다. 기초자산으로 많이 활용되는 코스피200과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가 올 들어 이달 27일까지 각각 10.33%와 22.79% 상승했기 때문이다. 물가연동채 금리는 올 들어 0.45%포인트 하락해 연초에 가입한 투자자라면 연 5%대의 수익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브라질 국채는 헤알화 환율이 지난 26일 기준으로 2월 말보다 22%가량 하락하는 바람에 올초 투자에 나섰을 경우 15%가량의 손실을 입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송종현/조귀동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