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채권형 펀드에서 자금이 유출된 반면 주식형 펀드로는 유입됐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거듭된 양적완화 정책 등으로 글로벌 자금의 위험자산 선호도가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글로벌 펀드 동향을 집계하는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19일까지 세계 채권형 펀드에서 41억5900만달러가 순유출됐다.

글로벌 금리가 ‘바닥’ 수준에 도달해 내년에는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이 올해와 같이 좋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채권형 펀드에서 돈이 유출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수현 현대증권 연구원은 특히 “미국 채권형 펀드에서 자금이 순유출된 것은 지난 7월 이후 처음”이라며 “미국 국채 등 안전자산에 몰리던 돈이 주식 등 위험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주식형 펀드로는 52억4200만달러가 순유입됐다. 국내 주식시장 외국인 수급에 큰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이머징마켓 펀드와 아시아 신흥국 펀드에는 각각 26억6100만달러와 16억700만달러가 들어왔다.

EPFR은 아시아 신흥국 펀드에 순유입된 자금 중 42.3%인 6억8000만달러가 한국 증시에 투자됐다고 분석했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수석연구원은 “신흥국 펀드 자금 중 한국 증시로 유입되는 자금의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내년 1월에도 이달과 비슷하게 외국인 선호도가 높은 대형주가 주로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다만 정보기술(IT)을 제외한 상당수 업종의 4분기 실적이 좋지 않을 것으로 추정되는 점은 부담 요인이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