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소비자에게 외면받은 브랜드가 재기하는 것은 신제품이 시장에 안착하는 것보다 더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오비맥주가 지난해 선보인 ‘OB골든라거’는 예외다. 1970~1980년대 국내 맥주시장의 절대 강자였던 OB브랜드는 90년대 초·중반 시장 1위 자리를 내주며 쇠락의 길을 걸었다. 전성기 시절 70%에 육박했던 점유율이 2010년 1.9%까지 떨어진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OB브랜드는 30대 남성을 타깃으로 하는 정통 맥주 ‘OB골든라거’로 새롭게 탄생했다. 출시 200일 만에 판매량 1억병 돌파, 590일 만에 3억병 판매를 기록하며 맥주시장에 황금빛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소비자들의 기억 속에 희미하게 존재했던 OB브랜드가 부활에 성공해 옛 영광을 재현하고 있는 것이다.

‘맥주제왕 OB의 화려한 귀환’을 내세운 OB골든라거는 기존 국산 맥주와는 여러 가지 면에서 차별화되는 특징으로 출시 초기부터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오비맥주는 국내 맥주업계 최초로 OB골든라거 병뚜껑에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신기술 ‘락킹 공법’을 도입했다. ‘골든캡’으로 명명된 새 병뚜껑은 산소를 흡착하는 특수 소재로 제작돼 산화방지 효과와 밀폐력이 뛰어나다. 소비자들은 항상 갓 양조한 듯 신선한 OB골든라거의 맛과 향을 오랫동안 즐길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OB골든라거는 4년 동안 11명의 베테랑 브루마스터가 연구를 거듭한 끝에 탄생했다. OB골든라거는 맥주의 본고장 독일의 홉 가운데서도 최고급으로 꼽히는 아로마홉을 사용했다. 아로마홉은 일반 호프보다 가격이 5배 이상 비싸다. 맛의 또 다른 비결로는 골든몰트를 꼽을 수 있다. 골든몰트란 캐나다 및 호주의 최고급 청정보리를 ‘타워 몰팅 공법’으로 로스팅한 것을 말한다.

특히 OB골든라거는 출시 전 수십 차례 실시된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가장 선호도가 높은 맥주로 꼽혔다. 소비자 구매의향 조사에선 평균 10명 중 7명 가량이 OB골든라거를 구매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젊은이들에게 꾸준하고 두터운 사랑을 받아온 대표 브랜드 ‘카스’와 함께 OB골든라거가 오비맥주의 성장을 견인하는 명품 맥주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