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한강이 결빙되는 등 지난해보다 20일 이상 일찍 찾아온 동장군 덕분에 동절기 설비업체 및 개인 난방기 제조업체들이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지난달 19일부터 혹한에 대비해 동파방지 수도계량기 24만대를 교체하도록 지방자치단체에 지침을 내린 데다 겨울철 블랙아웃(갑작스런 대규모 정전사태) 걱정에 절전형 발난로, 충전형 손난로 등 아이디어 제품을 찾는 고객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동결방지 관련 제조업체들은 특수를 누리고 있다. 충청남도 공주시가 관내 취약계층 3241가구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수도계량기 교체 작업에 동파방지 계량기 1000대를 납품한 한영계기의 이건희 전무(64)는 “지난달부터 두 달 동안 이 부문에서 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이상 오른 규모”라고 말했다.

최근 동파방지 계량기를 대체할 동결방지기(사진)를 개발한 수도프리미엄엔지니어링(사장 박영만)도 11월부터 현재까지 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2억원) 같은 기간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김유만 수도프리미엄엔지니어링 영업팀장은 “이상 한파로 남부지방의 동결심도(땅이 어는 깊이)까지 낮아지면서 제철, 조선 분야 등 대규모 기간시설 공장들이 제품을 많이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인용 난방용품도 인기다. 음향기기 제조업체인 아이리버(사장 박일환)가 지난달 중순 출시한 USB(휴대용저장장치) 충전식 손난로 ‘아이리버 포켓히터’는 생산물량 2만대가 지난 14일 모두 매진됐다. 이 제품은 3시간 충전으로 최장 5시간 동안 최고 50도까지 열을 내는 USB 충전식 손난로다. 아이리버 측은 당초 이 제품을 올해 3월까지 판매할 계획이었다. 정석원 아이리버 홍보부장은 “내년엔 봄부터 일찌감치 신제품을 준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개인난방용품 제조업체 화인(사장 한주호)이 2009년 출시한 발 난로 ‘열받은 곰돌이’도 이른 추위 덕을 보고 있다. 11월 중순 출시한 신제품 ‘라쿤펜더’는 2월까지 소진할 물량 1만개 중 현재 7000개가 팔려나갔다. 회사 측은 다음달 중순께면 매진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