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같은 대통령, 약속 지키는 대통령, 소외계층 보듬는 대통령…’. 한국경제신문이 20대부터 60대까지 연령별, 남녀별, 직업별, 지역별 각계각층 ‘보통 시민’ 100명에게서 들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기대다.

▶본지 12월21일자 A12면 참조

100명의 보통사람들은 제각기 새 대통령에게 바라는 목소리를 쏟아냈다. 가장 많은 것은 “삶의 질을 높이고 민생이 펴지게 하라”는 요구였다. “자영업을 살려달라”(엄태식 씨), “영농 환경을 개선해 달라”(홍성규 씨), “지역경제 활성화가 필요하다”(이태근 씨) 등. 무엇보다 경제살리기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한 것이다.

경제성장뿐 아니라 소외 계층에 대한 관심을 가져달라는 요구도 많았다. 시민단체 굿네이버스의 김일용 국장은 “약자의 눈높이에서, 보호받지 못하고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저임금이라도 지켜질 수 있는 노동 환경을 만들어 달라”(김은풍 씨)는 가슴 찡한 바람도 있었다.

선거 과정에서 나타난 갈등과 분열을 치유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버스기사 정인석 씨는 “정책을 반대하고 불만이 있는 국민들에게도 진정으로 이해를 구하고 동참을 호소하는 ‘함께하는 정치’를 구현해 달라”고 했다.

선거 때 반대편에 섰던 민주노총의 박성식 홍보국장은 “박 당선인이 내걸었던 공약만 실현된다면 생각만 해도 흐뭇하다”며 “대통령이 모든 국민의 희망이 돼 달라”고 당부했다.

‘대한민국호(號)’를 새로 이끌 박 당선인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는 이처럼 높았다. 과반수로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그를 지지하지 않은 유권자도 48%에 달한다. 지지하지 않은 이들까지 껴안는 것이야말로 그에게 주어진 큰 과제일 것이다.

5년 전, 현 정부는 500만표라는 큰 차이로 집권했지만 초반부터 국민들과의 소통에서 문제점을 드러냈다. 그 바람에 정책에서 실기하거나 정당성에서 과도한 도전을 받아 뜻한 대로 이루지 못한 게 적지 않았다.

박 당선인은 이를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다. 그 시작을 보통사람 100인의 목소리를 하나하나 귀담아 들어보는 데서 시작하면 어떨까. “임기 마치고 떠날 때도 박수칠 수 있게 해달라”는 민초들의 말을 거듭 새겨듣길 바란다.

강경민 지식사회부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