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가 보유 중인 그래핀 기술을 벤처기업인 그래핀스퀘어에 25억원에 이전해 대학 기술 이전 건당 수입 최대 기록을 세웠다.

성균관대 산학협력단(단장 김현수·사진)은 그래핀 대량 제조 원천기술을 그래핀스퀘어에 25억원에 이전하는 계약을 지난 21일 체결했다. 그래핀스퀘어는 서울대 그래핀연구소를 기반으로 출범한 벤처로 서울대에 연구소를 두고 있으며 양덕주 미국 텍사스주립대 자연과학대 부학장, 홍병희 서울대 화학과 교수 등이 자문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성균관대는 이번 기술 이전 한 건으로 작년 이 대학의 전체 기술 이전 수입 20억원을 5억원 웃도는 성과를 거뒀다.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이전까지 대학의 기술 이전 건당 최고 기록은 작년 울산과기대(UNIST)가 세진그룹에 2차전지 소재 원천기술을 이전하며 받은 21억원이다. 지난해 국내 모든 대학의 기술 이전 수입 합계는 408억원, 1위 서울대는 45억원을 달성했다.

그래핀은 현존하는 물질 중 가장 단단하고 얇은(약 0.2㎚) 탄소 소재다. 구리보다 전도율이 100만배 이상 좋으며 휘거나 비틀어도 깨지지 않아 반도체와 ‘플렉서블(휘는) 디스플레이’의 새로운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에 성균관대가 이전한 기술은 그래핀으로 투명전극(디스플레이 유리 위에 까는 전기가 통하는 얇고 투명한 막)을 생산할 수 있는 원천기술이다. 성균관대 나노과학기술원은 30인치 크기 그래핀 투명전극 기술을 최초로 개발해 2009년 학술지 네이처에 게재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그래핀 투명전극은 희귀광물 인듐으로 만드는 투명전극을 대체할 수 있는 신소재로 꼽힌다. 인듐 투명전극은 스마트폰과 LCD TV의 터치스크린과 같은 고성능 디스플레이에 꼭 필요하지만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데다 인듐이 고갈되면서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어 대체가 시급한 상황이다.

김현수 성균관대 산학협력단장은 “그래핀 투명전극 대량 생산이 가능해지면 연간 수천억원에 이르는 인듐 수입을 대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점하는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성균관대는 자체적으로 회사를 설립해 상용화하는 방안과 기술 이전을 두고 고심하다 빠른 상용화를 위해선 기업에 이전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결론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 단장은 “이번 기술 이전은 대학과 기업, 교과부와 특허청이 협력해 이뤄낸 성과로 산·학·관 협력의 모범 사례라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교과부와 특허청은 대학들이 가진 첨단 기술을 그래핀 반도체 로켓 등 항목별로 나눠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벤처기업들과 연결시키는 사업을 하고 있으며 이번 계약에도 관여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