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편의점 등 유통업계가 제18대 대통령 선거의 효과를 톡톡히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대선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간 초박빙이 펼쳐지면서 홈쇼핑 업계가 덩달아 매출 신장 효과를 봤다.

개표 방송을 보기 위해 평소보다 많은 사람들이 TV를 시청한데다 채널이 돌아감에 따라 중간에 낀 홈쇼핑 채널의 시청률까지 높아지는 이른바 '재핑(zapping)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GS샵에 따르면 대선일이었던 19일 총 매출액은 지난 4·11총선과 2007년 대선 때와 비교해 두 배 가량 높았다.

이날 매출액은 올 12월 주말 평균과 비교해도 18% 높은 수치다. 주말이 평일보다 매출액이 20~30% 높은 것을 감안하면 매출 증대 효과는 더 컸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특히 각 방송사들이 오후 9시 전후에 박 후보의 당선 확실을 발표하면서 이 시간대 판매되던 '휴롬 원액기'는 당초 목표보다 20% 높은 매출액을 기록했다.

GS샵 신진호 홍보팀장은 "이번 선거는 어느 때보다도 열기 뜨거워 TV 시청률이 높았다"면서 "개표방송을 돌려보거나 다른 볼거리를 찾던 시청자들이 홈쇼핑을 많이 시청해 매출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현대홈쇼핑은 19일 부문별 히트 상품과 가족 단위 소비자들을 위한 상품을 판매하는 '대선 마케팅'을 펼쳤다. 이날 현대홈쇼핑의 식품 부문 1위 상품 '정형돈의 도니도니 돈까스'는 1시간만에 1만2000세트가 팔렸다. 총 매출액은 5억2000만 원을 기록했다.

침구 부문 히트 상품 '휴플러스 오리털 차렵이불'은 분당 매출 1400만 원을 기록하며 1시간 동안 8억2000천만 원 어치가 팔렸다.

본격적으로 개표방송이 진행된 오후6시부터 판매됐던 상품들은 매출액을 목표액보다 50% 초과 달성했다.

편의점도 대선 효과로 매출이 신장했다. 투표를 마치고 휴일을 즐기기 위해 스키장을 찾은 사람들이 늘면서 전국 주요 스키장 인근에 위치한 편의점들이 반짝 호황을 누렸다.

세븐일레븐은 곤지암 리조트, 홍천 대명콘도, 포천 베어스타운 등 스키장 인근 4곳의 점포에서 19일 매출이 전주 같은 요일(12일)보다 30.6% 상승했다. 이는 전날보다도 23.6% 증가한 수치다.

전국적으로 최저기온이 영하 10도에 육박하는 추운 날씨로 인해 라면 매출은 평소보다 2배 가량 뛰었다. 커피 음료와 핫바류 매출도 각각 86%, 38% 상승했다.

GS25의 경우엔 강원도 강촌, 홍천 등에 위치한 리조트 지점 10곳에서 매출이 전주 같은 요일(12일)보다 18% 증가했다.

GS25 관계자는 "이번 대선은 투표율이 높아 2007년 대선 때 스키장 인근 지점에서 50~200%의 매출 증가율을 보인 것과 비교해 매출이 급상승하지는 않았다"면서도 "12월 평일 평균보다는 매출이 웃도는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하나 기자 lh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