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과 잦은 커뮤니케이션…비전 심어줘야 회사목표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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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 카페 - 단순노출효과
보면 볼수록 친밀감 상승…나도 모르게 더욱 호의적
관련된 주제 자주 노출…자발적 참여 유도해야 성과
보면 볼수록 친밀감 상승…나도 모르게 더욱 호의적
관련된 주제 자주 노출…자발적 참여 유도해야 성과
몇 년 전 개봉한 ‘홍반장’이란 영화가 있다. 주인공 홍반장과 윤혜진이 처음엔 티격태격하지만, 이런저런 사건과 사고를 겪으면서 서로 사랑하게 된다는 스토리다. 재미있는 건 시골 동네의 ‘만능해결사’로 나오는 홍반장이란 캐릭터다. 치과의사인 혜진이 병원 자리를 알아볼 때는 공인중개사 역할을 하더니, 나중엔 인테리어까지 도맡아 처리해준다. 점심 시간에 자장면을 배달하는 이도 홍반장이요, 음식점에서 카운터를 보고 있는 이도 홍반장이다. 이런 식으로 시도 때도 없이 혜진 앞에 나타나다 보니 정이 안 들려고 해도 안 들 수가 없는 노릇이다.
어떤 대상을 자주 볼수록 친밀감이 올라가는 현상이 신경학적으로 정말 근거가 있을까. 미국 MIT에서는 이를 알아보기 위해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먼저 실험 참가자들을 모은 뒤 기억력을 테스트할 테니 컴퓨터 화면을 집중해서 쳐다보라고 했다. 그리고 피실험자들이 모르는 사람들의 얼굴을 이름과 함께 1초 동안 모니터에 깜박거리게 했다. 20개가 넘는 사진과 이름들이 무작위로 지나가기 때문에 피실험자는 온 신경을 집중해서 모니터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 사진은 수차례에 걸쳐 반복적으로 노출됐다.
한참을 그러고 나서 이름을 잊어먹지 않으려고 혼잣말을 중얼거리고 있는 피실험자들에게 실험진은 엉뚱한 질문을 던졌다. 책상 위에 아까 본 얼굴 사진을 주욱 펼쳐놓고 ‘이중에서 누가 제일 마음에 드냐’고 물어본 것이다. 놀랍게도 대부분의 피실험자들이 마음에 드는 얼굴이라고 지목한 사진들은 모니터에 여러 번 노출되도록 미리 프로그램된 사진들이었다. 아무런 인간적인 접촉이 없었음에도, 단지 여러 번 보았다는 이유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호감도가 올라간 것이다.
이처럼 어떤 대상을 자주 보면 볼수록 친밀감이 상승하고, 그 대상에 더욱 호의적인 태도를 갖게 되는 현상을 심리학에서는 ‘단순노출효과(mere exposure effect)’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마저 멀어진다’는 옛 속담이 빈말이 아니었다.
심장박동기로 유명한 미국의 한 의료기기 회사는 연구·개발(R&D) 연구원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R&D 부서의 업무는 주로 중·장기적 관점을 가지고 진행되는 ‘기초 연구’와 현장의 어려움을 해결해줘야 하는 ‘현업 연구’로 나뉜다. 문제는 대부분의 연구원들이 자기 입맛에 맞는 기초 연구에 시간을 우선적으로 할애하다 보니 현업 연구를 소홀히 할 때가 많다는 것이었다.
현업 연구와 관련된 성과지표의 비중을 높이기도 해보고, 고객 불만 건수를 연구원들의 성과에 반영하는 등 여러 노력을 기울여봤지만 연구원들의 업무 행태를 근본적으로 바꾸지는 못했다. 회사에서는 궁리 끝에 의사와 환자들의 동의를 받아 수술실에 연구원들을 입회시켰다. 현장과 동떨어진 연구실에 앉아 있지만 말고 직접 현장에 나가 회사의 제품이 어떻게 환자들에게 시술되고 기능을 발휘하는지를 자주 보도록 한 것이다.
뿐만 아니다. 심장박동기를 통해 새로운 생명을 얻은 사람들을 회사로 초대해 연구원들과 대화를 갖는 행사를 정례화했다. 회사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를 만듦으로써 고객의 소리에 더 자주 노출시키려는 의도였다. 이런 식으로 현장과의 접촉을 늘려준 것만으로도 연구원들의 현업 연구에 대한 자발적 몰입도는 크게 올라갔다. 제품에 발생하던 결함을 크게 줄일 수 있었음은 물론이다.
강의와 컨설팅을 위해 고객회사를 방문해보면 비전과 핵심가치를 만들지 않은 회사는 없다. 하지만 비전과 핵심가치를 통해 경영성과가 눈에 띄게 달라졌다는 회사는 찾아보기가 힘들다. 왜일까. 한두 달 뚝딱해서 그럴듯한 어구를 만들어 놓았을 뿐, 직원들이 비전이 무엇인지 핵심가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모르기 때문이다.
GE 직원들이 머리가 나빠서 잭 웰치 회장이 ‘회사의 비전을 700번 이야기해야 비로소 성과를 내더라’고 얘기한 것이 아니다. 교보생명의 신창재 회장이 시간이 남아돌아서 300번이 넘게 전국 곳곳의 보험설계사들에게 자신의 경영방침을 설파하고 다닌 것이 아니다. 리더가 의도한 분야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부하직원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아무리 자주 보여주어도 결코 지나치지 않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혹시 아직도 부하직원들을 대할 때 ‘내 마음이 네 마음 아니냐’는 생각을 하는 리더가 있다면 명심하자. “내 마음은 네 마음이 아니다!”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지나칠 정도로 반복해서 부하직원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도록 하자. 최근 들어 기업들에 가장 화두가 되는 키워드가 ‘소통’인 것도 괜히 그리 된 것이 아니다.
이우창 <세계경영연구원(IGM) 교수>
어떤 대상을 자주 볼수록 친밀감이 올라가는 현상이 신경학적으로 정말 근거가 있을까. 미국 MIT에서는 이를 알아보기 위해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먼저 실험 참가자들을 모은 뒤 기억력을 테스트할 테니 컴퓨터 화면을 집중해서 쳐다보라고 했다. 그리고 피실험자들이 모르는 사람들의 얼굴을 이름과 함께 1초 동안 모니터에 깜박거리게 했다. 20개가 넘는 사진과 이름들이 무작위로 지나가기 때문에 피실험자는 온 신경을 집중해서 모니터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 사진은 수차례에 걸쳐 반복적으로 노출됐다.
한참을 그러고 나서 이름을 잊어먹지 않으려고 혼잣말을 중얼거리고 있는 피실험자들에게 실험진은 엉뚱한 질문을 던졌다. 책상 위에 아까 본 얼굴 사진을 주욱 펼쳐놓고 ‘이중에서 누가 제일 마음에 드냐’고 물어본 것이다. 놀랍게도 대부분의 피실험자들이 마음에 드는 얼굴이라고 지목한 사진들은 모니터에 여러 번 노출되도록 미리 프로그램된 사진들이었다. 아무런 인간적인 접촉이 없었음에도, 단지 여러 번 보았다는 이유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호감도가 올라간 것이다.
이처럼 어떤 대상을 자주 보면 볼수록 친밀감이 상승하고, 그 대상에 더욱 호의적인 태도를 갖게 되는 현상을 심리학에서는 ‘단순노출효과(mere exposure effect)’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마저 멀어진다’는 옛 속담이 빈말이 아니었다.
심장박동기로 유명한 미국의 한 의료기기 회사는 연구·개발(R&D) 연구원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R&D 부서의 업무는 주로 중·장기적 관점을 가지고 진행되는 ‘기초 연구’와 현장의 어려움을 해결해줘야 하는 ‘현업 연구’로 나뉜다. 문제는 대부분의 연구원들이 자기 입맛에 맞는 기초 연구에 시간을 우선적으로 할애하다 보니 현업 연구를 소홀히 할 때가 많다는 것이었다.
현업 연구와 관련된 성과지표의 비중을 높이기도 해보고, 고객 불만 건수를 연구원들의 성과에 반영하는 등 여러 노력을 기울여봤지만 연구원들의 업무 행태를 근본적으로 바꾸지는 못했다. 회사에서는 궁리 끝에 의사와 환자들의 동의를 받아 수술실에 연구원들을 입회시켰다. 현장과 동떨어진 연구실에 앉아 있지만 말고 직접 현장에 나가 회사의 제품이 어떻게 환자들에게 시술되고 기능을 발휘하는지를 자주 보도록 한 것이다.
뿐만 아니다. 심장박동기를 통해 새로운 생명을 얻은 사람들을 회사로 초대해 연구원들과 대화를 갖는 행사를 정례화했다. 회사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를 만듦으로써 고객의 소리에 더 자주 노출시키려는 의도였다. 이런 식으로 현장과의 접촉을 늘려준 것만으로도 연구원들의 현업 연구에 대한 자발적 몰입도는 크게 올라갔다. 제품에 발생하던 결함을 크게 줄일 수 있었음은 물론이다.
강의와 컨설팅을 위해 고객회사를 방문해보면 비전과 핵심가치를 만들지 않은 회사는 없다. 하지만 비전과 핵심가치를 통해 경영성과가 눈에 띄게 달라졌다는 회사는 찾아보기가 힘들다. 왜일까. 한두 달 뚝딱해서 그럴듯한 어구를 만들어 놓았을 뿐, 직원들이 비전이 무엇인지 핵심가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모르기 때문이다.
GE 직원들이 머리가 나빠서 잭 웰치 회장이 ‘회사의 비전을 700번 이야기해야 비로소 성과를 내더라’고 얘기한 것이 아니다. 교보생명의 신창재 회장이 시간이 남아돌아서 300번이 넘게 전국 곳곳의 보험설계사들에게 자신의 경영방침을 설파하고 다닌 것이 아니다. 리더가 의도한 분야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부하직원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아무리 자주 보여주어도 결코 지나치지 않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혹시 아직도 부하직원들을 대할 때 ‘내 마음이 네 마음 아니냐’는 생각을 하는 리더가 있다면 명심하자. “내 마음은 네 마음이 아니다!”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지나칠 정도로 반복해서 부하직원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도록 하자. 최근 들어 기업들에 가장 화두가 되는 키워드가 ‘소통’인 것도 괜히 그리 된 것이 아니다.
이우창 <세계경영연구원(IGM)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