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大選이후 증시 '허니문 랠리'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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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부 정책 쏟아져
취임 첫 해 평균 27% 올라…MB때만 40% 하락
IT·제약株 등 수혜 예상
취임 첫 해 평균 27% 올라…MB때만 40% 하락
IT·제약株 등 수혜 예상
제18대 대통령 선거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허니문 랠리’가 나타날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허니문 랠리란 대선 직후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으로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주가가 오르는 현상을 말한다.
직선제로 바뀐 13대 대선(1987년) 이후 대통령 임기 첫해에는 코스피지수가 오르는 경우가 많았다. 전문가들은 새 정부 정책 기대감과 미국 및 중국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이번에도 허니문 랠리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대외 변수 중에서는 미국 재정절벽 협상과 중국 새 지도부의 경제정책 등이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취임 첫해 코스피 27.7% 상승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3대 노태우 대통령부터 17대 이명박 대통령까지 취임 첫해 코스피지수는 평균 27.7% 상승했다. 코스피지수는 노태우 대통령이 취임한 1988년 72.8% 올랐다. 김영삼(27.7%) 김대중(49.5%) 노무현(29.2%) 대통령 임기 첫 해에도 비교적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 대통령 임기 첫해인 2008년에는 예외적으로 40.7% 하락했다. 그해 9월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하는 등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것이 원인이었다.
허니문 랠리가 나타난 것은 집권 초반기에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내놓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988년에는 자본 이동 자유화 정책과 서울올림픽 효과가 증시를 끌어올렸다. 김영삼 대통령은 ‘신경제 100일계획’ ‘신경제 5개년계획’ 등을 임기 초반에 내놓았다. 김대중 대통령 첫해에는 외국인 주식 투자 한도 철폐와 함께 외환위기를 극복해 나갈 것이라는 기대가 바탕이 됐다. 노무현 대통령 때는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단기 부양책이 나왔다.
최광혁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과 이에 따른 소비심리 개선이 강세장의 동력이 됐다”며 “추경 등 경기부양책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IT·제약·음식료 강세 전망
전문가들은 이번에도 ‘1년차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구성되고 새로운 정책이 구체화되면 증시에선 정책 테마가 형성될 것”이라며 “새 정부 정책이 본격 실현되기 전인 내년 2~3월이 좋은 매수 시점”이라고 말했다.
전기·전자업종은 지난 25년간 정부 성향과 무관하게 상승세를 지속했다. 전기·전자업종지수는 13대 대통령 임기(1988~1992년) 중 22.3% 오른 것을 시작으로 14대(8.63%) 15대(232.52%) 16대(85.68%) 17대(88.7%)까지 상승을 지속했다. 유가증권시장 18개 업종 중 5년 단위 수익률에서 항상 플러스를 유지한 것은 전기·전자업종이 유일하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에도 실적과 글로벌 경쟁력 측면에서 전기·전자업종이 가장 유망하다”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새 정부가 복지 확대와 내수 부양에 초점을 둔다면 제약과 음식료주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중장기적으론 대외 변수에 영향
중장기적으로는 대외 변수가 중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갈수록 대선 등 국내 요인보다는 글로벌 경제 상황이 국내 증시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국은 수출입 의존도가 높고 증시도 외국인에 개방돼 있어 국내 변수보다 해외 시장의 움직임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국제 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18일(현지시간) 그리스 신용등급을 선택적 채무불이행(SD)에서 B-로 6단계 상향 조정한 것은 연말연시 랠리에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공화당이 ‘부자 증세 반대’ 방침에서 한발 물러서 재정절벽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아졌다.
이다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재정절벽 협상이 큰 충격 없이 마무리된다면 국내 증시가 상승하는 데 힘이 될 것”이라며 “중국도 신 정부가 출범하면서 올 하반기 미뤄뒀던 경기부양책을 실시할 것”으로 전망했다.
황정수/유승호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