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공유 서비스인 인스타그램이 이용약관을 변경하려다 곤욕을 치르고 있다. 사용자들이 휴대폰으로 찍어서 올린 사진을 상업적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는 표현을 약관에 추가했는데, 사용자들이 ‘동의도 받지 않고 사진을 팔아먹으려 하느냐’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은 사용자가 1억명이 넘고 페이스북이 올해 1조원 가까운 돈을 주고 인수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다. 최근 이용약관에 ‘내년 1월16일부터는 사용자 데이터를 온라인 광고나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서비스 개선을 위해 페이스북과 긴밀히 공조하겠다는 내용도 담았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시넷(CNet) 등 언론은 사용자들이 올린 사진을 자기네 맘대로 광고주한테 팔아먹겠다는 뜻이 아니냐고 비판하고 나섰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인스타그램에 사진 올리는 것을 중단하겠다. 새 약관에 대해 크게 우려한다. 바꾸지 않으면 탈퇴하겠다’고 선언했다.

페이스북 경쟁 서비스인 구글플러스에는 ‘인스타그램(Instagram)’이란 해시태그(지정검색어)를 붙인 글이 무더기로 올라오고 있다. 이 중에는 인스타그램을 탈퇴했다는 글이 많고,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세운 사진 밑에 ‘이 사진도 팔 거야?’라고 써놓은 글도 눈에 띈다.

사용자들의 반발이 확산되자 인스타그램 공동창업자인 케빈 시스트롬이 회사 블로그를 통해 해명했다. ‘법률적인 문서는 오해를 초래하기 쉽다’며 ‘사용자들이 올린 사진을 광고에 사용하려는 게 아니다. 표현을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김광현 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