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투자 회수 못하는 벤처캐피털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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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혁 증권부 기자 otto83@hankyung.com
“코스닥 기업공개(IPO) 시장이 꽁꽁 얼어 있습니다. 투자금을 회수할 길이 꽉 막혀 있는 셈이죠.”
매년 1000억원 안팎을 신규 투자하는 한 벤처캐피털 투자본부장의 말이다. 그는 “최근 몇 년 새 자금이 대규모로 풀리면서 투자 시장은 활발해지는 추세이지만, 새로 상장하는 회사 수가 급격하게 줄면서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다른 벤처캐피털 투자본부장은 “투자했던 회사가 코스닥시장 상장에 실패했다”며 “펀드 만기가 돌아와 보유 지분을 장외시장에서 싼 값에 매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벤처캐피털이 투자금을 제대로 회수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벤처캐피털은 투자한 벤처기업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면 장내에서 지분을 매각, 자금을 회수한다. 하지만 최근 IPO 시장이 얼어붙다보니 투자를 회수하는 게 만만치 않아졌다.
올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기업 수는 19개에 불과하다. 2010년 76개, 2011년 62개와 비교하면 턱없이 적은 숫자다. 100개가 넘는 국내 벤처캐피털 중 이들 기업에 투자한 13곳만이 자금을 제대로 회수할 수 있었다.
이에 비해 벤처투자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벤처캐피털 및 조합의 신규투자 규모는 2009년 8671억원(투자 기업 수 524개)을 기록한 뒤 2010년 1조910억원(560개), 2011년 1조2608억원(613개)으로 늘었다. 정부가 창업 초기 기업과 문화콘텐츠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대규모 자금을 출자한 덕분이다.
김형수 벤처캐피털협회 전무는 “벤처캐피털이 매년 500~600개 기업에 투자하는 걸 감안하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는 기업이 최소 100개는 돼야 벤처투자의 선순환 구조가 이뤄진다”며 “IPO시장이 개선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금융당국도 벤처캐피털 업계의 고민에 공감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최근 코스닥 시장 상장 문턱을 낮추는 내용의 활성화 방안을 내놓았다. 제3시장인 코넥스를 개장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하지만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코넥스 도입은 마냥 지연되고 있다. 벤처기업에 대한 벤처캐피털의 투자를 늘리기 위해서라도 자금 회수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오동혁 증권부 기자 otto83@hankyung.com
매년 1000억원 안팎을 신규 투자하는 한 벤처캐피털 투자본부장의 말이다. 그는 “최근 몇 년 새 자금이 대규모로 풀리면서 투자 시장은 활발해지는 추세이지만, 새로 상장하는 회사 수가 급격하게 줄면서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다른 벤처캐피털 투자본부장은 “투자했던 회사가 코스닥시장 상장에 실패했다”며 “펀드 만기가 돌아와 보유 지분을 장외시장에서 싼 값에 매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벤처캐피털이 투자금을 제대로 회수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벤처캐피털은 투자한 벤처기업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면 장내에서 지분을 매각, 자금을 회수한다. 하지만 최근 IPO 시장이 얼어붙다보니 투자를 회수하는 게 만만치 않아졌다.
올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기업 수는 19개에 불과하다. 2010년 76개, 2011년 62개와 비교하면 턱없이 적은 숫자다. 100개가 넘는 국내 벤처캐피털 중 이들 기업에 투자한 13곳만이 자금을 제대로 회수할 수 있었다.
이에 비해 벤처투자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벤처캐피털 및 조합의 신규투자 규모는 2009년 8671억원(투자 기업 수 524개)을 기록한 뒤 2010년 1조910억원(560개), 2011년 1조2608억원(613개)으로 늘었다. 정부가 창업 초기 기업과 문화콘텐츠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대규모 자금을 출자한 덕분이다.
김형수 벤처캐피털협회 전무는 “벤처캐피털이 매년 500~600개 기업에 투자하는 걸 감안하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는 기업이 최소 100개는 돼야 벤처투자의 선순환 구조가 이뤄진다”며 “IPO시장이 개선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금융당국도 벤처캐피털 업계의 고민에 공감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최근 코스닥 시장 상장 문턱을 낮추는 내용의 활성화 방안을 내놓았다. 제3시장인 코넥스를 개장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하지만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코넥스 도입은 마냥 지연되고 있다. 벤처기업에 대한 벤처캐피털의 투자를 늘리기 위해서라도 자금 회수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오동혁 증권부 기자 otto8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