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9 전략이 통했다.”

현대·기아자동차의 해외시장 전략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시장에서 3위를 굳히고 유럽에서 시장 점유율 6%를 돌파, 전 세계 시장 점유율 9%를 달성한다는 계획이었다. 브릭스에서는 연일 판매 신기록을 세우고 있으며 올해 유럽시장 6%도 확실시된다. 전 세계 시장 점유율도 9%에 근접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올해 브라질과 중국 공장을 준공해 공급량을 늘리고 유럽 경기침체에도 공격적으로 판매를 강화하는 전략이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日에 등 돌린 ‘중국’이 도왔다

현대·기아차는 지난달까지 브릭스 시장에서 202만6000여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한 수치다. 올해 판매 증가분의 대부분을 브릭스에서 채웠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이 큰 역할을 했다.

현대차는 지난달 중국에서 9만888대, 기아차는 5만2099대 등 총 14만2987대를 팔아 중국 내 판매 신기록을 세웠다. 그동안 중국에서 월간 최대 판매량이었던 올 9월(12만7828대)보다 1만5159대(13%) 늘었고, 지난해 11월보다는 31%나 증가했다. 현대·기아차의 올 11월까지 중국 누적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2.7% 증가한 119만8000여대다. 미국 판매량을 처음으로 앞섰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중국 내 판매 목표인 125만대(현대차 79만대·기아차 46만대)를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그 배경에는 지난 7월 준공한 연산 40만대 규모의 현대차 베이징 제3공장이 있다. 현대차는 올 8월 랑동(한국명 아반떼)을 선보이고 공급량을 늘렸다. 기아차도 10월 K3를 내놓고 신차 공세를 펼쳤다. 센카쿠 열도를 둘러싼 중국과 일본 간 갈등으로 반사 이익도 봤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중국 진출 10년 만에 중국이 세계 최대 시장으로 부상했다”며 “올해 중국에서만 약 135만대를 판매해 폭스바겐, GM에 이어 독보적인 3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죽어가는 ‘유럽’에서도 살았다

유럽 경기침체에도 현대·기아차는 하반기부터 매월 유럽시장 점유율 6%대를 유지하고 있다. 유럽자동차산업협회(ACEA)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올 1~11월 현대차 39만7871대, 기아차 31만3054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11.9% 늘어난 71만925대를 판매했다. 지난달 시장 점유율은 6.2%를 기록해 올해 누적 점유율 6.1%까지 올라섰다.

유럽에서 지난달 전년 대비 판매가 증가한 브랜드는 현대·기아차와 랜드로버뿐이다. 나머지 브랜드는 모두 전년 대비 판매량이 하락했다.

남은 과제는 전 세계 9%다. 업계는 현대·기아차가 올해 전년보다 약 9% 증가한 710만대를 판매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 1~11월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은 8.7%를 기록하며 9%에 육박하고 있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는 중국과 미국, 신흥시장의 수요 증가로 세계적으로 올해보다 3.4% 많은 8263만대의 차가 판매될 것”이라며 “현대·기아차가 내년 766만대를 판다면 현대차 5.7%, 기아차 3.6% 등 9.3%까지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