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를 제공한 증권사 대부분이 시장 평균에도 못 미치는 성적을 낸 것이다. MP는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투자자들을 위해 30개 내외의 추천종목을 특정 비율에 맞춰 구성한 포트폴리오다.
그나마 중소형 증권사들이 선전이 눈에 띄었다. HMC투자증권은 올해 13.71%의 수익률을 기록, 코스피지수를 4.47%포인트 앞질렀다.
이와 함께 키움증권(수익률 11.03%), KTB투자증권(9.46%) 등 세 개 증권사만이 코스피지수를 웃도는 성과를 냈다.
대형증권사 중에선 대우증권(9.21%)과 우리투자증권(8.83%)이 증권사 MP 평균치(8.19%)를 상회해 체면치레를 했다.
가장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한 증권사 MP는 하이투자증권(3.45%)이었다. 연간 수익률이 코스피지수 평균치를 5.79%포인트 밑돌았고, 증권사 평균치보다도 4.74%포인트 떨어졌다.
투자자가 한 해 동안 수익률이 가장 좋은 증권사와 가장 낮은 증권사의 MP에 따라 각각 같은 금액의 돈을 운용했다고 가정한다면 수익률이 10% 넘게 차이가 나게 된다.
수익률의 비결은 올해 주도주 지위를 지켜낸 정보기술(IT)주의 편입비중에 달린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IT주들은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의 모바일기기 관련 성장성이 부각, 상대적으로 탄탄한 실적에 대한 기대가 주가를 꾸준히 뒷받침했다. 대장주 삼성전자는 올해 100만원선 회복에 이어 150만원대 주가를 돌파하기도 했다.
이에 1위에 오른 HMC투자증권이 제시한 MP(7일 기준)에서는 상위 5개 종목에 모두 IT가 포진해 있었다.
HMC투자증권은 삼성전자(비중 12.66%)는 증권사 평균 보유비중(19.29%)보다 낮게 채웠지만, 대신 SK하이닉스(5.80%), LG전자(5.34%), LG디스플레이(5.09%), 삼성전기(5.09%) 등 2~3등주를 적절히 배치했다. 이에 전체 전기전자 업종 비중은 33.97%를 기록, 평균(29.25%)을 웃돌았다.
2위를 기록한 키움증권 역시 삼성전자(13.35%)와 함께 SK하이닉스(9.48%)를 1, 2위에 올려 전기전자 업종 종목군(31.77%)에 가중치를 크게 뒀다.
반면 부진한 성적을 거둔 증권사들의 MP에선 상대적으로 화학 등 소재주와 자동차, 경기방어주 등의 비중이 높았다. IT주가 이끄는 장이 이어지면서 IT 편입비중이 적은 MP의 수익률이 부진했다는 분석이다.
수익률이 가장 부진했던 하이투자증권은 삼성전자(19.55%) 다음으로 S-Oil(4.93%), 현대차(4.43%), 한화생명(4.02%), GS홈쇼핑(3.55%)을 2~5위에 올렸다. 수익률 4.22%로 꼴찌를 면한 한화증권 역시 2~5위에 IT주 대신 현대차(6.10%), KT&G(5.03%), LS(4.56%), KB금융(3.78%) 등을 편입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