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장 높은 수익을 낸 투자 자산은 해외 채권펀드였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와 저금리 기조로 인해 해외 채권가격이 상승한 덕분이다. 반면 지난해 수익률 1, 2위를 기록한 금과 주택의 수익률은 간신히 마이너스를 면하는 데 그쳤다.

한국경제신문이 16일 대신증권 등에 의뢰해 올 들어 지난 13일까지 10개 투자 자산 수익률을 집계한 결과 국내에서 팔고 있는 해외 채권형펀드의 평균 수익률이 12.93%로 1위를 차지했다. 해외 주식형펀드도 11.85%의 수익률로 2위에 올랐다. 국내보다는 해외 채권이나 주식에 투자한 사람이 짭짤한 수익을 거둔 셈이다.

수익률 3위는 국내 주식(코스피지수 기준·9.66%)이, 4위는 국내 주식형펀드(6.47%)가 각각 차지했다. 국내 채권(한국신용평가의 채권종합지수 기준)과 국내 채권형펀드도 각각 5.71%와 4.69%의 수익률로 은행 정기예금 수익률(신한은행 민트정기예금·2.85%)을 앞섰다.

이에 비해 금과 주택의 수익률은 부진했다. 금 수익률(한국금거래소 도매가격 기준)은 0.87%, 집값 상승률(국민은행 주택가격지수 기준)은 0.04%에 그쳤다.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 강세)의 영향으로 외환 투자 수익률은 -6.94%로 유일하게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올 투자 자산별 수익률은 작년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지난해 각각 12.92%와 6.69%의 수익률로 1, 2위를 기록한 금과 주택은 하위권으로 밀렸다. 대신 지난해 10% 넘게 급락했던 코스피지수는 올해 9%가 넘는 상승률을 보였다. 채권 수익률도 작년(5.29%)보다 성과가 좋았다.

전문가들은 각국 중앙은행이 양적완화 정책을 확대하면서 글로벌 자금이 채권시장으로 몰린 데다 주요 국가의 금리가 하락해 해외 채권 수익률이 돋보였다고 분석했다. 이 중 경기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 채권투자 수익률이 17.8%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지난해와 달리 주식투자 수익률도 괜찮았다. 채권과 마찬가지로 국내보다는 해외 주식 상승률이 돋보였다. 글로벌 유동성이 아시아를 비롯한 신흥국 증시로 쏠리면서 인도(26.5%), 동남아시아(17.8%) 등의 증시가 강세를 나타낸 덕분이다.

부동산 투자 성과는 부진했다. 전국 주택가격(11월 말 기준)은 작년 말보다 0.04% 상승하는 데 그쳤다. 6개 광역시 평균 상승률은 1.7%로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울산(7.5%) 경북(7.2%) 충남(6.4%) 등 일부 지역의 집값은 5% 넘게 올랐다. 하지만 인천(-3.8%)을 비롯해 서울(-2.6%), 수도권(-2.8%)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선욱 삼성증권 SNI센터 서울파이낸스지점장은 “내년에도 저금리, 저성장 기조가 계속돼 채권 관련 상품이나 자산배분펀드 등과 같은 중위험·중수익 상품이 각광받을 전망”이라며 “금리가 많이 내려간 만큼 목표 수익률을 낮춰 잡을 것”을 권했다. 주식 투자도 ‘금리+α’ 수준의 안정적 수익을 추구하는 절대수익 추구형 상품들이 인기를 끌 것으로 내다봤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