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인터내셔날(SI)에 지방시, 셀린느 등의 판권을 넘겨준 패션업체 한섬이 프랑스 중·고가 캐주얼 브랜드 ‘이로(IRO·사진)’의 국내 독점 판권계약을 맺는 등 수입 브랜드 사업을 재정비하고 있다. 이로는 국내 패션 대기업 4~5곳이 독점 판매를 위해 눈독을 들이던 브랜드다.

한섬은 이로의 국내 독점 수입 계약을 맺고 내년 가을·겨울 상품부터 공급한다고 13일 발표했다. 그동안 이로 제품을 판매하던 쿤, 라움 등 멀티숍에서도 판매를 계속하되 내년 가을부터는 한섬 단독매장을 열 계획이다.

최성열 한섬 수입사업부 마케팅팀장은 “이로의 국내 판권계약 기간은 5년이며 계약금액은 밝힐 수 없다”며 “이로 외에도 현재 계약이 임박하거나 접촉 중인 수입 브랜드들이 더 있다”고 말했다.

이로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산드로, 이자벨마랑 등 유럽 브랜드들과 함께 패션에 관심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비싼 가격(원피스 50만~100만원, 바지 40만~70만원대)에도 불구하고 ‘남다른 패션’을 원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다. 단순하고 흔한 디자인이 아니라 격자무늬를 넣은 가죽재킷, 가죽으로 칼라 안쪽에 포인트를 준 정장 재킷, 지퍼를 단 티셔츠 등 특이한 디자인이 많기 때문이다.

여성복이 주력이지만 남성복도 나온다. 화이트 블랙 그레이 등 무채색을 기본으로, 바랜 듯한 빈티지한 색감도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한편 한섬은 수입 브랜드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랑방컬렉션, 끌로에 등 브랜드별로 나뉘어 있던 팀원을 ‘수입사업부’로 묶었다. 수입사업부 총괄로 제일모직 해외상품사업부 출신의 전찬웅 이사를 최근 영입했다.

한섬은 랑방컬렉션, 끌로에, 씨바이끌로에, 앤드뮐미스터, 무이, 톰그레이하운드다운스테어즈 등 직수입 브랜드에 대한 경험을 기반으로 현대백화점으로부터 양도받은 쥬시꾸뛰르, 올라카일리 등의 사업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