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애플처럼 성공하려면 애플을 따라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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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아이맥·아이폰 등 히트작은 우연이 만든 산물
극소수 제품 집중 전략으로 대성공했지만 리스크도 커
사업 결과에 목매지 말고 묵묵히 과정 즐길 줄 알아야
애플 콤플렉스 / 이병주 지음 / 가디언 / 296쪽 / 1만3800원
극소수 제품 집중 전략으로 대성공했지만 리스크도 커
사업 결과에 목매지 말고 묵묵히 과정 즐길 줄 알아야
애플 콤플렉스 / 이병주 지음 / 가디언 / 296쪽 / 1만3800원
1985년 말 애플에서 나온 스티브 잡스는 흥미로운 제안을 받는다. 이혼 위자료로 돈이 필요했던 영화감독 조지 루카스가 컴퓨터 그래픽 부서를 팔려고 한 것이다. 넥스트를 설립해 교육 시장에 진출하려던 잡스는 픽사의 환상적인 동영상과 소프트웨어, 그리고 컴퓨터까지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이 마음에 들어 구체적 사업계획 없이 이 팀을 인수했다.
자신을 쫓아낸 애플에 대한 복수심에 불타 있던 잡스는 넥스트에 온 힘을 기울였다. 그러나 완벽주의에 집착한 잡스에 의해 만들어진 넥스트 컴퓨터는 비싼 가격과 지나친 고사양으로 철저히 외면당했다. 이후 넥스트는 소프트웨어 회사로 업종을 변경하며 살아남기 위해 사투를 벌이지만 7년 연속 적자의 늪에 빠지고 만다.
그동안 잡스에게 픽사는 관심 밖이었다. 한 달에 한 번 사무실에 들러 현황만 보고받을 뿐이었다. 그런데 픽사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성능을 자랑하기 위해 만든 애니메이션 부서가 뜻밖의 성공을 가져다준다. 그들이 만든 ‘토이스토리’는 전 세계 히트작이 되고 영화 개봉 1주일 후 픽사는 기업공개를 했다. 잡스의 주식 가치는 12억달러가 되고 이후 내놓는 영화마다 대히트를 기록한 픽사는 2006년 디즈니에 74억달러에 팔렸다.
잡스가 온 힘을 집중했던 넥스트는 실패했고, 거들떠보지도 않던 픽사는 성공했다. 《애플 콤플렉스》의 저자는 픽사의 성공이 잡스의 통찰력 덕분이라고 알려졌지만 사실은 철저한 잡스의 무관심 때문이었다고 말한다. 픽사의 성공은 운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운에 의한 성공은 향후 애플 제품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컴퓨터를 설계하든, 디지털 기기를 만들든, 영화·음악 등 콘텐츠가 중심이 되는 제품이 나오게 됐다.
1998년 잡스가 애플에 복귀한 이후 첫 작품인 아이맥으로 또 한번의 성공을 거둔다.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반투명 케이스를 가진 이 컴퓨터는 디자인에 눈을 뜨기 시작한 소비자들에게 크게 어필한다. 잡스는 이전의 제품들과 마찬가지로 박스포장부터 디자인의 세세한 부분까지 통제하고 관리했다. 컴퓨터를 생산성 도구보다 소비자 가전으로 보는 시각도 여전했다.
맥킨토시부터 넥스트까지 이전의 제품은 모두 실패하고 아이맥이 성공한 비결은 무었일까. 저자는 “시대가 바뀌어 잡스의 이런 집착이 통했다”고 말한다. 잡스가 시대를 앞서간 건 맞지만 미래를 예측하고 그 자리를 선점한 게 아니라 그의 기호가 시대 조류와 우연히 맞아떨어졌을 뿐이라는 것이다. 수많은 우여곡절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의 고집을 지켜냈고, 그래서 자신을 알아보는 시대와 만날 수 있었다는 얘기다.
저자는 세계 최고 기업으로 성장한 애플의 성공이 이런 특수성에 기인한다고 말한다. 잡스 사후 애플에 혁신이 없어졌다고 비판받고 있지만 여전히 애플은 세계 최고 기업이다. 그리고 맹목적인 추종과 비판을 한몸에 받고 있다. 저자는 이런 관심에는 ‘애플 콤플렉스’가 자리잡고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언론도 애플에 대한 객관성을 잃고 맹목적인 추종이나 깎아내리기에 급급하다고 꼬집는다.
저자는 “애플은 배울 수 없는 회사”라고 단언한다. 애플의 방식은 보편성이 별로 없어 이를 따라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대표적인 예는 극소수의 제품만 출시하는 방식이다. 애플은 다행히 아이폰 아이패드 등 출시하는 제품마다 성공해 30%가 넘는 경이적인 영업이익률을 기록하지만 이는 굉장히 위험한 방식이라고 말한다. 고도의 선택과 집중이 실패할 경우 기업의 존폐가 결정될 정도로 리스크가 따르기 때문이다.
애플에는 ‘고아 제품’이 있다. 바로 잡스의 관심이 떠난 제품을 말한다. 아이폰을 개발할 무렵, 애플은 예정돼 있던 맥 운영체제(OS) 업그레이드를 몇 달씩 지연시켰다.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 대부분을 아이폰 개발에 투입했기 때문이다. 애플은 제품별 사업부가 없고 제품 출시 과정에서 최고경영자(CEO)가 모든 과정을 통제한다. 이런 구조에서는 극소수의 제품만 출시할 수밖에 없다.
저자는 애플에서 배울 수 있는 보편적 법칙으로 “애플을 따라하지 말라”고 말한다. 애플이 성공한 이유는 남을 모방하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해왔기 때문이다. 애플의 성공이 계획에 의한 것은 아닐지라도 그들의 노력은 성공 확률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성공과 실패라는 결과에 목매지 말고, 과정에 집중하고, 잡스처럼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
자신을 쫓아낸 애플에 대한 복수심에 불타 있던 잡스는 넥스트에 온 힘을 기울였다. 그러나 완벽주의에 집착한 잡스에 의해 만들어진 넥스트 컴퓨터는 비싼 가격과 지나친 고사양으로 철저히 외면당했다. 이후 넥스트는 소프트웨어 회사로 업종을 변경하며 살아남기 위해 사투를 벌이지만 7년 연속 적자의 늪에 빠지고 만다.
그동안 잡스에게 픽사는 관심 밖이었다. 한 달에 한 번 사무실에 들러 현황만 보고받을 뿐이었다. 그런데 픽사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성능을 자랑하기 위해 만든 애니메이션 부서가 뜻밖의 성공을 가져다준다. 그들이 만든 ‘토이스토리’는 전 세계 히트작이 되고 영화 개봉 1주일 후 픽사는 기업공개를 했다. 잡스의 주식 가치는 12억달러가 되고 이후 내놓는 영화마다 대히트를 기록한 픽사는 2006년 디즈니에 74억달러에 팔렸다.
잡스가 온 힘을 집중했던 넥스트는 실패했고, 거들떠보지도 않던 픽사는 성공했다. 《애플 콤플렉스》의 저자는 픽사의 성공이 잡스의 통찰력 덕분이라고 알려졌지만 사실은 철저한 잡스의 무관심 때문이었다고 말한다. 픽사의 성공은 운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운에 의한 성공은 향후 애플 제품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컴퓨터를 설계하든, 디지털 기기를 만들든, 영화·음악 등 콘텐츠가 중심이 되는 제품이 나오게 됐다.
1998년 잡스가 애플에 복귀한 이후 첫 작품인 아이맥으로 또 한번의 성공을 거둔다.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반투명 케이스를 가진 이 컴퓨터는 디자인에 눈을 뜨기 시작한 소비자들에게 크게 어필한다. 잡스는 이전의 제품들과 마찬가지로 박스포장부터 디자인의 세세한 부분까지 통제하고 관리했다. 컴퓨터를 생산성 도구보다 소비자 가전으로 보는 시각도 여전했다.
맥킨토시부터 넥스트까지 이전의 제품은 모두 실패하고 아이맥이 성공한 비결은 무었일까. 저자는 “시대가 바뀌어 잡스의 이런 집착이 통했다”고 말한다. 잡스가 시대를 앞서간 건 맞지만 미래를 예측하고 그 자리를 선점한 게 아니라 그의 기호가 시대 조류와 우연히 맞아떨어졌을 뿐이라는 것이다. 수많은 우여곡절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의 고집을 지켜냈고, 그래서 자신을 알아보는 시대와 만날 수 있었다는 얘기다.
저자는 세계 최고 기업으로 성장한 애플의 성공이 이런 특수성에 기인한다고 말한다. 잡스 사후 애플에 혁신이 없어졌다고 비판받고 있지만 여전히 애플은 세계 최고 기업이다. 그리고 맹목적인 추종과 비판을 한몸에 받고 있다. 저자는 이런 관심에는 ‘애플 콤플렉스’가 자리잡고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언론도 애플에 대한 객관성을 잃고 맹목적인 추종이나 깎아내리기에 급급하다고 꼬집는다.
저자는 “애플은 배울 수 없는 회사”라고 단언한다. 애플의 방식은 보편성이 별로 없어 이를 따라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대표적인 예는 극소수의 제품만 출시하는 방식이다. 애플은 다행히 아이폰 아이패드 등 출시하는 제품마다 성공해 30%가 넘는 경이적인 영업이익률을 기록하지만 이는 굉장히 위험한 방식이라고 말한다. 고도의 선택과 집중이 실패할 경우 기업의 존폐가 결정될 정도로 리스크가 따르기 때문이다.
애플에는 ‘고아 제품’이 있다. 바로 잡스의 관심이 떠난 제품을 말한다. 아이폰을 개발할 무렵, 애플은 예정돼 있던 맥 운영체제(OS) 업그레이드를 몇 달씩 지연시켰다.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 대부분을 아이폰 개발에 투입했기 때문이다. 애플은 제품별 사업부가 없고 제품 출시 과정에서 최고경영자(CEO)가 모든 과정을 통제한다. 이런 구조에서는 극소수의 제품만 출시할 수밖에 없다.
저자는 애플에서 배울 수 있는 보편적 법칙으로 “애플을 따라하지 말라”고 말한다. 애플이 성공한 이유는 남을 모방하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해왔기 때문이다. 애플의 성공이 계획에 의한 것은 아닐지라도 그들의 노력은 성공 확률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성공과 실패라는 결과에 목매지 말고, 과정에 집중하고, 잡스처럼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