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뱀띠 해에 활약이 기대되는 뱀띠 최고경영자(CEO)로 구자열 LS전선 회장과 박근희 삼성생명 부회장 등이 꼽혔다. 구 회장은 내년부터 LS그룹 회장으로 그룹 전체를 이끌게 되며 박 부회장은 최근 삼성그룹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한 ‘지방대 신화’ 주인공이다.

내년은 계사년, 뱀띠 해다. 기업분석 전문기관인 한국CXO연구소는 12일 “1000대 상장기업을 조사한 결과 전체 1248명의 CEO 중 96명(7.5%)의 뱀띠 CEO가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1953년생이 69명(71.9%)으로 가장 많고 1965년생 16명, 1941년생 10명, 1977년생이 1명이다. 오너기업가는 39명, 전문경영인은 57명이다.

내년 LS그룹 사령탑에 오르는 구 회장의 별명은 ‘콜럼버스 CEO’다. 미국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처럼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그의 모습을 두고 직원들이 붙여준 별명이다. 구 회장은 2003년 LS전선을 맡을 당시 두 곳에 불과했던 해외 거점을 105개로 늘렸다. 수출 비중도 30%에서 60%로 높였다.

2004년부터 삼성그룹 계열사 사장을 두루 맡아온 박 부회장은 충북 청원군에서 태어나 청주상고(현 대성고)와 청주대를 나왔다. 박 부회장은 늘 “스펙보다는 전문가 소리를 들을 정도로 각 분야에서 내공을 쌓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장세주 동국제강그룹 회장, 김윤 삼양그룹 회장도 대표적인 1953년생 오너 CEO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도 눈에 띄는 뱀띠 전문경영인 CEO다. 차 부회장은 10대 그룹 상장사의 현직 CEO 중에서 회사의 주식가치를 가장 많이 끌어올린 사람으로 꼽힌다. 과감한 인수·합병(M&A)으로 치약, 샴푸 등 차별화하기 힘든 소비재가 주력상품인 LG생활건강의 기업가치를 8년의 재임기간 동안 20배 이상 높였다. 현재 LG생활건강 주식 시가총액은 10조원을 육박한다.

1941년생 중에는 이중홍 경방 회장, 박윤소 NK 회장, 정재봉 한섬 사장, 삼진제약 조의환 최승주 회장 등이 있다. 이 중 삼진제약 조 회장과 최 회장은 친구 사이다. 1968년 공동 창업해 40년 넘게 우정을 이어가고 있다. 1965년생에서는 박지원 두산중공업 부회장이 대표적인 오너 CEO다. 최연소 뱀띠 CEO는 다날의 류긍선 대표이사(1977년생)다.

정성택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