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사업부가 권오현 부회장ㆍ윤부근ㆍ신종균 사장이 이끄는 '삼두마차' 체제로 개편됐다.

삼성전자는 12일 조직개편과 보직인사를 통해 완제품 사업을 담당하는 DMC 부문을 폐지하고 윤 사장과 신 사장이 각각 총괄하는 소비자가전(CE)과 IT&모바일(IM) 담당을 부문으로 격상시킨다고 밝혔다.

당초 연말 사장단 인사를 통해 CE와 IM 수장 중 한 사람이 DMC를 총괄하게 될 것이란 관측이 높았으나 윤 사장- 신 사장 독립체제를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개편된 것. 이로써 권 부회장이 맡고 있는 부품(DS)부문을 포함한 3개 부문체제로 조직이 바뀌었다. 과거에도 사업총괄, 사업부 체제 등으로 조직에 변화가 있어왔지만 부문이 3개로 나눠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완제품을 총괄할 부문장을 선임하기보다 '윤부근-신종균 투톱 체제'로 나가는 게 효과적이라고 판단해 3대 부문체제로 재편했다"고 설명했다.

단일 담당의 매출이 100조 원을 넘고 TV, 스마트폰 등 해당 분야에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 만큼 조직의 위상 및 사업 규모에 상응하는 체제를 구성하는 차원에서다.

이 관계자는 "각 부문장 책임경영을 강화해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글로벌 환경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DS부문은 기존처럼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완제품-부품 사업과의 방화벽은 더욱 견고히 해 부품사업부문과 고객간 신뢰관계가 유지될 수 있도록 했다.

윤 사장이 이끄는 CE 부문에는 TV를 담당하는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를 비롯해 생활가전사업부, 프린팅솔루션사업부, 의료기기사업부 등이 포진한다. 특히 의료기기 사업팀을 사업부로 격상시켜 신수종 사업인 의료기기 뷴야를 집중 육성하기로 했다. 의료기기 사업부는 조수인 전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이 새로 담당한다.

신 사장이 맡는 IM부문은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무선사업부와 네트워크사업부, 디지털이미징사업부, 미디어 솔루션 센터 등으로 나눠진다. 지난 7일 임원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홍원표, 이돈주 사장이 각각 미디어솔루션 센터장과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 실장을 맡는다.

이와 함께 IM에 속해있던 IT솔루션사업부는 폐지하고 PC사업을 무선사업부 산하로 통합했다. PC와 스마트폰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환경에서 스마트폰의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경쟁력을 PC에 이식시키기 위해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태블릿PC, 노트 PC간 시너지를 높이고 휴대폰의 브랜드ㆍ마케팅 역량을 PC사업에 전파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IT솔루션사업부에서 하던 프린터사업은 '프린팅솔루션사업부'로 분리해 CE로 이동시켰다. 특화된 선행기술, 소모품 및 OEM 사업, 솔루션 영업 등 프린터 업의 특성에 최적화된 조직운영을 위한 조치다.

권 부회장이 진두 지휘하는 DS부문에는 메모리사업부, 시스템 LSI사업부, LED사업부, 반도체연구소, TP센터, 인프라 기술센터 등이 속한다.

DS는 부품사업 리스크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조직 변화를 최소화하고 자체 경쟁력 강화 등 내실에 집중할 방침이다.
다만 기술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선행 연구조직은 계속 강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DS부문 직속으로 부품부문 소프트웨어 컨트롤타워인 '소프트웨어연구소'를 설립했다.

이곳에선 차세대 소프트웨어 플랫폼과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선행개발, 소프트웨어 인력양성을 총괄하며 부품사업에 차별화된 경쟁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이날 정기 조직개편과 보직인사를 실시함으로써 인사 일정을 완료했다. 이에 따라 이달 전략회의와 글로벌 회의를 갖고 내년 불확실한 세계 경기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