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경광고대상에는 국민에게 격려와 감동을 건네는 ‘착한 광고’들이 많이 선정됐다. 올여름 온 국민을 뜨겁게 달궜던 런던올림픽을 소재로 한 광고들도 눈에 띄었다. 장기화된 불황 속에서 고객의 가치를 창의적으로 부각해 위축된 소비심리를 녹여 보려는 노력들도 돋보였다는 평가다.

올해의 한경광고대상은 삼성그룹의 ‘뜨거웠던 여름밤, 우리는 하나가 되었습니다’가 수상했다. 이 광고는 지난 런던올림픽 당시 선수들의 열정적인 모습을 보며 국민들이 한뜻으로 응원하던 모습을 그대로 담았다. 승리의 순간을 즐기는 모습보다는 한여름 밤을 환하게 밝혀가며 TV에 집중하던 국민들의 모습에 중점을 두고 ‘일러스트’로 표현했다. 승리의 순간이 런던뿐 아니라 국민들 스스로에게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설명이다.

SK 역시 런던올림픽을 소재로 한 ‘런던 올림픽, 당신의 열정과 투혼’으로 기업PR대상을 수상했다. 이 광고는 SK가 후원하는 수영, 펜싱, 핸드볼 등의 종목에서 선수들이 뛰어난 성과를 내고 환희에 차 있는 모습을 고스란히 담았다. 여기에 ‘고맙습니다’, ‘자랑스럽습니다’ 등의 메시지를 담아 국민들이 느꼈을 감동을 자연스럽게 표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SK와 함께 기업PR대상에 선정된 ‘LG 다문화 캠페인-함께해요 다문화, 사랑해요 LG’(LG그룹), ‘노벨프로젝트 시리즈’(현대모비스)는 사회공헌적인 성격이 돋보였다. LG그룹은 여러가지 재료들이 들어가는 비빔밥을 소재로 삼고, ‘다문화 가족들과 함께 더 크고 아름다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자’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현대모비스는 한때 많은 아이들이 과학자를 꿈꿨던 기억을 되살려 기초과학 분야의 영재를 키우기 위한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했다.


마케팅 대상과 브랜드 대상, 고객만족 대상에는 기업철학을 창의적으로 담아낸 광고들이 선정됐다. 마케팅 대상을 수상한 ‘가능성의 릴레이 비전 2편’(SK텔레콤)은 ‘자사의 기술력이 사람의 가능성을 키워주는 동반자가 된다’는 메시지를 진정성 있게 담아내 대중들의 호감을 샀다는 평가를 받았다. 역시 마케팅 대상을 받은 ‘마음 깊은 곳에 머무는 선물’(롯데백화점)은 ‘현대와 전통의 조화’라는 컨셉트로 현대적인 이미지의 아이돌 ‘소녀시대’에 전통성이 돋보이는 서예를 접목했다. 이를 통해 ‘롯데백화점 상품권이 최고의 상품권’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설명이다.

브랜드 대상을 수상한 ‘붕정만리-먼 앞날을 미리 계획하다’(한국투자증권)는 ‘항상 고객을 위해 철저히 계획하겠다’는 한국투자증권의 철학을 ‘붕정만리’(鵬程萬里)라는 사자성어 이미지로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고객만족 대상을 수상한 ‘스마트금융도 KB가 앞서 갑니다’(KB금융지주)는 빠르게 변화하는 금융체계에 부합하기 위해 KB금융지주가 스마트금융 전담조직을 운영하고 스마트폰 전용상품을 개발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는 사실을 효과적으로 담아냈다는 평가다.

은행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광고들은 해당 기업의 목표와 방향성을 진정성 있게 제시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IBK기업은행의 ‘국민 모두의 은행’은 ‘기업은행에 예금하면 기업을 살린다’는 자사 본연의 슬로건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이를 통해 일자리 창출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해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KDB산업은행의 ‘KDB산업은행, 새로운 100년에 도전합니다’는 ‘대한민국의 산업을 떠받드는 든든한 버팀목으로서 대한민국이 맞이할 새로운 100년을 위해 함께 도전하겠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고객만족에 대한 의지를 담은 광고들도 눈에 띄었다. 한화생명으로 새롭게 사명을 바꾼 대한생명은 ‘한화생명으로 새출발’이라는 기업PR광고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새로운 시작을 고객들과 함께하겠다는 의도에서 ‘당신의 내일이 더 밝아지도록 한화의 이름으로 시작합니다’라는 문구를 삽입했다. SK브로드밴드의 ‘2년째 변함없이 고객님의 1등은 SK브로드밴드입니다’는 모래시계를 주요 이미지로 채택해 고객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겠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동부의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한 금융, 동부금융네트워크’는 ‘인간적이고 친근하며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의 생활을 생각하는 금융회사’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다지면서 기업의 존재감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일부 광고들은 회사의 정체성을 효과적으로 알리는 데 주력했다. ‘꿈을 찾아서 세계로’(STX)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활약하고 있는 기업’이라는 가치 전달을 광고의 목적으로 삼았다. ‘100년 기업의 성공파트너’(한국산업단지공단)는 산업단지공단이 내세우는 가치를 ‘100년 우물이 되겠다’는 문구 속에 담아, 제조업이 담긴 우물과 같은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를 표현했다. ‘대학은 우수수한 학생을 원하지 않습니다’(서울시립대학교)는 책상머리 공부에 몰두해온 학생보다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을 지닌 인재를 원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화장품 광고 중에서는 세련되고 아름다운 이미지를 담은 ‘오딧세이 블랙’(아모레퍼시픽)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 광고는 남성 본연의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효과적으로 담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