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는 재정절벽(fiscal cliff)보다 더 위험한 재정산맥(fiscal mountains)에 직면해 있다.”

프랑수아 앙리 피노 PPR그룹 최고경영자(CEO)가 프랑스 정부에 쓴소리를 했다. 피노 CEO는 미국 경제방송 CNBC와 인터뷰에서 “프랑스의 재정문제가 미국보다 더 심각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PPR은 구찌, 이브생로랑(YSL), 발렌시아가 등을 보유한 프랑스의 명품업체다.

피노 CEO는 “프랑스의 재정 위험은 미국의 ‘절벽’보다 훨씬 높은 ‘산’ 수준”이라며 “프랑스 정부는 지출 감축엔 관심이 없고, 세금 인상만 해결책인 줄 안다”고 비판했다. 막대한 사회복지 지출 때문에 실물경제가 타격을 입는 현상을 ‘재정산맥’에 비유한 것이다.

그는 자본이득세와 배당세를 늘리면 기업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법인세율과 자본이득세율을 올리고 부자증세를 실시해 세수를 확보하겠다는 정부 계획에 반대한 것이다. 프랑스 정부는 최근 온라인유통업체 아마존에 벌금을 부과하고 구글에 뉴스검색료를 요구하기도 했다.

피노 CEO는 “미국은 이미 나와 있는 실용적인 해법들을 두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내년이 오기 전 미국의 재정절벽 문제는 해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프랑스에 대해선 “아직 뭘 해야 할지도 모른 채 고민만 하고 있다”며 “엄청나게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프랑스 최대 보험업체인 악사그룹의 앙리 드 카트리에 회장도 프랑스 주간지 렉스프레스와의 인터뷰에서 “프랑스의 입지가 독일은 물론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서도 좁아지고 있다”며 “기업의 목을 조일수록 경기 회복은 더욱 늦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