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운영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정해놓은 매뉴얼에 따라 실천하는 것이다. 여기에 점주의 열정과 성실함을 보태면 금상첨화다. 정기적인 매출 및 원가관리도 소점포 경영에는 필수적이다. 단순히 감각만으로 매장 영업현황을 판단하기보다는 매출과 비용을 과학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그래야 정확한 손익 계산을 할 수 있고, 그에 따른 개선·보완점을 찾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가맹점 운영 및 관리 부문에서 수상한 가맹점사업자들은 그런 점에서 돋보였다는 게 심사위원들의 평가다.

◆‘배스킨라빈스’ 대구황금점

직원 손씻기 등 위생 강조
매장바닥은 손걸레로 닦아


손현정 대표는 6년간 가맹점을 운영했다. 손 대표가 한 달에 4000만원 이상의 꾸준한 매출을 올리는 것은 끈기에 힘입은 것이란 게 본사의 평가다. 어려움이 닥쳐도 쉽게 포기하지 않는 자세를 유지한다는 얘기다. 2년 전 매장 앞에 불법 주·정차 카메라가 설치돼 그때부터 손님이 급속도로 줄기 시작했다. 주차공간이 따로 없던 터라 차로 이동하는 고객들은 놓칠 수밖에 없었다.

손 대표는 지난 1월 인근에 매장을 마련, 자리를 옮겼다. “금방 생겼다가 금방 없어지는 브랜드들을 많이 봐왔습니다. 브랜드 파워와 본사의 안정적인 시스템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에 매장은 옮겼지만 브랜드는 그대로 유지했죠.”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위생이다. 직원들 손씻기부터 강조한다. 매장 바닥은 그가 직접 손으로 걸레질을 한다. 밀대로 한 번 훑어낸 뒤 바닥에 무릎 꿇고 엎드려 일일이 손걸레로 닦는다.

위생만큼 중요시하는 것은 고객 서비스다. 손 대표는 특유의 친근함으로 고객을 대한다. 같은 말이라도 “아이스크림, 정량보다 더 드렸습니다”가 아니라 “제가 조금 더 챙겨 드렸어요”라며 남들이 듣지 않게 조용히 속삭이듯 말한다. ‘모든 고객에게 행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만을 위해 특별히 서비스한다는 것’을 넌지시 알려주는 것이다.

◆‘빚은’ 정동점

새벽 출근ㆍ심야 퇴근 솔선
직원들 자발적 참여 이끌어

떡 프랜차이즈 가맹점인 ‘빚은’ 정동점. 72.6㎡(약 22평) 규모의 점포에서 한 달 매출 6000만원이란 성과를 올리는 데는 박시동 대표의 부드러운 리더십이 큰 몫을 하고 있다. 요란한 카리스마가 아니지만, 솔선수범하는 리더십으로 직원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고 있다는 얘기다. “직원들에게 일방적으로 지시하고 관리하는 것이 리더십은 아닌 것 같아요. 종업원 의존도가 높은 소규모 점포인 만큼 직원들 한명 한명이 매장의 얼굴이 될 수 있도록 사명감을 심어주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17개월 전 점포를 낸 박 대표는 10년 넘게 분식집을 운영한 경험이 있는 자영업의 베테랑이다. 그는 “분식집에서 떡을 사용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떡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며 “떡은 웰빙 추세에 잘 맞으면서도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흔히 접할 수 없는 틈새 아이템이란 생각에 창업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업종을 막론하고 자영업자들의 최대 고민 중 하나는 바로 인력관리 문제다. 외식업의 경우는 상황이 더욱 심각한데, 통상 매출이 부진한 매장을 살펴보면 직원의 교체가 잦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는 직원들에게 요구하기 전에 먼저 솔선수범하는 스타일이다. 매일 새벽 6시에 가장 먼저 매장에 출근하고, 오후 11시 매장을 정리하는 성실함으로 직원들을 이끈다.

◆‘오징어나라’ 산본점

6년간 하루 13시간 매장근무
인생올인 경영이 성공 디딤돌


“40대 후반에 직장을 잃을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어요. 그때만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죠. 성공비결이라면 실직 후 모든 걸 걸고 창업한 만큼, 점포 운영과 관리에 만전을 기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임상현 대표는 운수업에 종사했다. 실직한 후 발등에 불이 떨어진 그는 6년 전 창업을 결심했다.

그로서는 창업이 엄청난 부담이었다. 3명의 자녀가 대학과 고등학교를 다니는 데다 모아놓은 돈도 없었다. 기술도, 인맥도 기댈 게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집을 담보로 대출받아 창업했다. 그는 “벼랑 끝에서 모든 것을 걸고 시작한 모험이었다”며 “가장이 무너지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죽을 힘을 다해 가게에 매달린 결과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달 매출 5000만원, 영업이익률이 30%에 달한다.

점포경영이 본 궤도에 오른 지금도 임 대표는 하루 13시간 매장에 머무른다. 오후 3시에 가게 문을 열어 다음날 새벽 4시에 문을 닫는 그의 일과는 6년간 단 하루도 바뀌지 않았다. “장사가 잘된다고 해서 점주가 매장을 비우기 시작하면 금세 티가 나게 마련이죠. 주인이 신경 쓰는 가게와 직원만 지키고 있는 가게의 매출이 같을 수는 없죠.”

◆‘장충동왕족발’ 군포점

부인이 직접 주방 담당
배달ㆍ홀 판매 병행 매출 늘려

하상수 대표는 지금의 점포 바로 옆에서 운동기구점을 하다가 업종을 바꿔 2004년 이 가게를 인수했다. 장충동왕족발은 원래 배달만 전문으로 하는 브랜드이지만 99㎡(약 30평) 크기의 이 가게는 배달과 홀 판매를 병행하고 있다. 규모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그는 족발 애호가다. 운동기구점을 할 때도 외식 하면 으레 족발집을 찾았다. 본인이 좋아하는 데다 경기를 타지 않는 아이템이란 점이 그의 마음을 끌었다. 주방운영도 단순한 편이다. 이 때문에 인건비 부담이 적다. 주방 인력을 따로 쓰지 않고 하 대표의 부인이 혼자 주방을 담당하고 있다. 배달과 홀 판매 비중이 9 대 1로 배달주문이 압도적으로 많아 육체적으로는 힘든 편이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배달을 다녀야 하므로 직원을 1명 쓴다. 이 직원과 4년간 호흡을 맞춰 배달 일이 훨씬 수월해졌다.

하 대표는 지금도 카운터 서랍에 넣어놓은 점포운영 매뉴얼을 꺼내 본다. 새롭게 변하는 내용들이 있어 이를 숙지하기 위해 틈틈이 매뉴얼을 살피는 것이다. 틈만 나면 살펴보는 것은 또 있다. 카운터 위에 놓인 POS(판매시점관리) 단말기다. 족발은 배달주문이 많아 고객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POS는 이를 위한 필수품이다. POS는 마케팅 활동을 할 때도 필수도구다. POS 정보를 보고 인근 아파트 단지의 매출이 줄어든 것을 확인하면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에 나선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

프랜차이즈산업연구원(원장 장재남)은 한국경제신문과 공동으로 최근 ‘우수가맹점 사례발표대회’를 열었다. 이번 행사에서는 5개 부문에 걸쳐 17개 가맹점이 ‘대한민국 우수가맹점’으로 뽑혔다. 주최 측은 지난 한 달간 가맹본부의 추천을 받은 가맹점을 대상으로 현장실사와 심사를 거쳐 우수가맹점을 최종 선정했다. 우수 가맹점들은 △가맹점 운영 및 관리 △서비스품질 △마케팅 △리더십 △가맹본부와의 생산적 관계 등 각 부문에서 최고의 점포라는 영예를 차지했다.(표 참조) 우수 가맹점들의 성공사례를 5회에 걸쳐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