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중국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은 대부분 긍정적이다.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는 얘기다. 그러나 지수는 여전히 바닥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발을 동동 구르는 중국본토펀드 투자자들이 한둘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지수가 바닥이 분명하다며 관련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의 적립식 투자로 저가 매수를 시도할 기회라고 진단했다.

◆중국본토펀드 수익률 ‘바닥’

중국 상하이종합지수(A주)는 올 들어 5.43% 빠졌다. 지난달 28일에는 지지선으로 여겨지던 2000선마저 무너졌다. 4년래 최저 수준이었다. 새 지도부 출범 이후 정책 불확실성이 커진 때문이다. 금융관련 정책 개혁 속도가 더딜 것이란 관측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중국본토펀드 성과도 ‘부진의 늪’을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7일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중국본토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6일 기준)은 마이너스 4.20%를 나타냈다.

설정액 500억원 넘는 공모형 중국본토펀드 중 ‘이스트스프링차이나드래곤AShare자(H)A’가 연초 이후 2.76%로 상대적으로 선전했다. 나머지 ‘미래에셋China A Share자1(H)A’(-6.71%), ‘삼성CHINA본토포커스자1A’(-6.35%), ‘한국투자네비게이터중국본토자(H)A’(-6.14%) 등은 6% 넘게 손실을 봤다.

이는 홍콩H주펀드와 정반대 흐름이다. 외국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홍콩H주는 글로벌 유동성의 힘으로 올 들어 7.23% 상승했다. 관련 펀드 수익률도 연초 이후 15.63%를 기록, 해외주식형펀드 중 성과가 양호한 편에 속했다. 중국A주가 3% 넘게 빠진 최근 3개월간 15.45%의 수익을 냈다.

◆회복 기대감은 여전히 유효

지수가 바닥을 헤매는 와중에도 전문가들은 “현 주가는 최저 수준”이라며 “내년 회복 가능성을 보고 저가매수 기회를 노리라”고 주장했다. 다만 중국 권력교체로 인해 경제개혁이 지연될 것이란 점을 감안, 중국증시의 주가 회복 속도는 그리 빠르진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반등 시점을 살피면서 접근할 것을 권했다.

장춘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제조업경기가 확장세로 돌아선 것은 물론 소비심리도 개선되고 있다”며 “7%대 성장이 전망되는 데다 경제개혁도 추진될 예정이어서 주가는 반등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주가 상승모멘텀이 뚜렷하지는 않지만 적립식 투자를 통한 저가매수 전략은 유효하다는 진단이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증시는 연말 이후 내년 1분기까지 안정세를 되찾으면서 지수는 2400선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 경기회복에 무게가 실리면서 중국본토펀드 설정액은 꾸준히 증가 중이다. 올 들어 해외주식형펀드에서 자금이 꾸준히 빠졌지만 유일하게 중국본토펀드는 연초 이후(6일 기준) 2013억원 증가했다.

◆중국 A주 투자 ETF 부상

중국 주식시장이 바닥권에 놓여 있는 점을 볼 때 ETF를 활용해 볼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주가가 최저 수준이란 점에 동감, 운용업계도 중국A주 관련 ETF를 내놓고 있다. 지난달 29일 한국투신운용은 국내 업계 최초로 ‘KINDEX중국CSI300ETF’를 한국거래소에 상장했다. 중국 A주 300종목으로 구성한 CSI300지수를 추종하는 ETF다. 삼성자산운용도 내년 초 중국본토ETF를 선보일 계획이다. 특히 ETF는 기존 중국본토펀드보다 환매 기간이 짧아 환금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어 중국본토주식시장에 투자하는 상품군으로 주목해볼 만하다. 한 달에 한 번 환매할 수 있는 기존 중국본토펀드와 달리 실시간 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